내달 SMP 상한제 시행 못 하나…한전 적자 확대 우려

기사등록 2023/04/07 06:05:00 최종수정 2023/04/07 07:25:54

3월 평균 SMP 200원대 초반…이달 142.76~177.71

안전장치 '상한제' 안 할 때 SMP 급등 '재무 악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29(2015년 100기준)로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기요금, 서비스가격(음식·숙박 등) 인상 등의 여파다. 특히 전기요금은 전월보다 10%가량 올랐는데, 이는 43년 만에 최대폭이다. 사진은 23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되어있는 전력량계. 2023.02.23. kgb@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가 다음 달에는 시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 적자의 근본적 해결책인 전기요금 인상론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7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SMP는 ㎾h(킬로와트시)당 215.9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SMP가 ㎾h당 142.76~177.71원으로 낮아진 데다, 이번 달엔 가격이 서서히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있는 만큼 상한제 시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SMP 상한제가 시행되려면 직전 3개월 SMP 가중평균이 직전 10년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보다 높아야 한다. 이번 달의 경우 직전 10년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 값은 ㎾h당 155.80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이 발전사에 전기를 사 오는 비용을 일부 덜어 적자를 줄이기 위해 SMP 상한제를 만들었다. 한전의 적자 배경에는 발전사에 전기를 비싸게 사 와서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가 있어서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 오는 도매가격인데, 지난해 8월(㎾h당 197.74원) 이후 200원대를 넘어선 SMP는 지난해 12월 ㎾h당 267.63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판매단가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여 결국 지난해 누적된 한전의 적자는 32조6034억원에 달한다.

이에 SMP 상한제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시행되고 지난달엔 시행되지 않았다. 3개월 초과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달부터 산업부는 SMP 상한제 재시행을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산업부의 고시에 따르면 육지 기준 이달 동안 ㎾h당 164.52원(제주 228.90원)으로 전기요금 상한가격이 정해졌다. 예컨대 지난 6일 기준 육지의 SMP는 ㎾h당 175.3원이었는데 상한제에 따라 ㎾h당 164.52원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SMP 상한제 역시 한계가 있다. 한전의 부담을 민간 발전사에 떠넘기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기요금 인상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제 연료비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 발맞춰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자 한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달 31일 2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지난 6일에도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으나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상태다.

이렇듯 전기요금 인상이 불투명한 현재 한전의 적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장치는 SMP 상한제다. 이에 다음 달 SMP 상한제가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SMP가 다시 급등한다면 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말 산업부는 국회에 2023년 전기요금을 ㎾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전달하기도 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올린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SMP가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시행은 20일 지나 봐야 아는 것이라 아직은 불투명하다"며 "전기요금 올리는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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