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정규 음반 '하이어 댄 헤븐' 발매
영국 싱어송라이터 엘리 굴딩(37)이 7일 다섯 번째 정규 앨범 '하이어 댄 헤븐(Higher Than Heaven)'에선 1980년대 음악 즉 파워 발라드, 영국 블루스 록 밴드 '플리트우드 맥',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음악적 영향을 느끼실 수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팝 음악에 대한 러브레터"다.
시아·엘턴 존과 작업한 그레그 커스틴, 찰리 XCX·이어스 & 이어스(Years & Years) 등과 작업한 제시 샷킨 등이 참여한 음반은 다채로운 신스·일렉트릭 사운드, 밝은 멜로디,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드는 베이스의 조화가 굴딩의 몽환적인 음색을 타고 행복한 공간감을 빚어낸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주제곡 '러브 미 라이크 유 두(Love Me Like You Do)', 영화 '어바웃 타임' 주제곡 '하우 롱 윌 아이 러브 유(How Long Will I Love You)'으로 유명한 굴딩의 특기는 발라드다.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인데 이번 앨범엔 우울한 분위기가 전혀 없다.
'큐어 포 러브(Cure For Love)' '바이 더 엔드 오브 더 나이트(By The End Of The Night)' 등의 수록곡들엔 현실에서 탈출해 행복으로만 가득 찬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녀의 의지가 반영됐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진정한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앨범명과 동명 트랙인 '하이어 댄 헤븐'은 처음으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기분을 잘 표현해 주는 곡으로 신비로운 어떤 여름날 저녁 풍경을 연상케 한다.
감히 잴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행히도 시(詩)나 노래가 있다. 사랑을 사랑 자체의 몫으로만 남겨둬야 하지 않겠는가 싶을 때 이들이 특권을 누린다. 굴딩의 노래도 그런 경우에 포함된다. 최근 화상으로 국내 언론과 만난 굴딩은 "이 세계에서는 당연히 사랑만이 우리에게 가질 수 있는 어떠한 해결책 혹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전 세계 많은 팬들이 바라던 앨범입니다.
"이번 앨범은 제가 팬데믹 락다운(봉쇄령)이 영국에서 끝난 직후에 친구들과 시골에 있는 스튜디오에 모여서 작업을 한 앨범인데요. 당시 저는 옥스포드셔(Oxfordshire)라는 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락다운이 끝난 직후에 제작한 앨범이기 때문에 굉장한 행복 혹은 기쁨 그리고 사랑 등 섬세한 감정들을 많이 담으려 했습니다."
"락다운 시기 중간에 네 번째 앨범 발매를 했어요. 그땐 발매 직후 활동을 못해서 힘들었습니다. 특히 팬이랑 연결될 고리가 없어서 더 힘들었는데요. 다만 조금 더 자유롭게 휴식의 시간을 취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전 워커홀릭적인 기질이 강합니다. 앨범을 발매하면 환경 등 여러 가지 액티비즘 운동을 벌이곤 하는데요. 락다운 기간엔 집에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베이킹, 기타 연주, 독서 등이요. 아기를 출산하기도 했고, 또 이번 앨범을 작업하기도 했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사실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딱히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어요. 다만 시기적으로 제가 임신을 하고 있었던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요. 너무 많은 기대를 했지만 동시에 무엇을 예상해야 할 지 몰라 체력적으로도 잠이 부족한 시기가 많았죠. 좀 피곤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신선한 작업 과정이었고 그 덕분에 재미를 느꼈습니다. 함께 작업한 사람들과 케미스트리도 좋았죠."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가 이번 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들었습니다. 앨범명을 왜 '하이어 댄 헤븐'이라고 지었나요.
"어딘가로 도망을 친다거나 어떠한 세계 혹은 공간으로 도피를 할 수 있다는 주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에게 어떠한 굉장히 기쁨을 준다거나 이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을 들음으로써 굉장히 좋은 기분을 느끼고 그로 인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좋았고요. 사랑이 전부인 어떤 세상 그리고 거기엔 고통 혹은 실연의 아픔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곡을 썼습니다. 음악을 통해 초현실적인 세계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보이스 컬러가 강점인데 이번 선공개 싱글들에선 좀 더 강렬한 보컬라인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존 보컬과 가장 다르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케이팝(K-pop) 걸그룹 '레드벨벳'과 '클로즈 투 미(Close To Me)'(Remix)로 협업한 적이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협업하고 싶은 한국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단순 리믹스 작업뿐만 아니라 작사를 한다든지 식으로 좀 더 더 제대로 된 협업 작업을 하고 싶어요. 사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엄청난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어요. 저 역시 케이팝에 나오는 춤이라든지 군무 그리고 엄청난 인파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프로덕션 과정을 보다 보면 굉장히 놀라게 되는데요. 그래서 케이팝이라는 장르 자체가 정말 '다른 차원'(another level)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고 싶고요."
-2018년에 내한했는데, 한국 팬들과의 만남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다시 내한할 계획이 있습니까?
"우선 최근 들어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조건 '내년에 가겠다'고 답 해야겠다는 작전을 짰어요. 왜냐하면 보통 이런 식으로 인터뷰에서 밝히면 행해야 하니까요. 무조건 내년에 가고 싶어요. 하하. 지난 방문 때 한국 팬들이 굉장히 정중한 동시에 저 덕분에 행복해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보람찬 일이죠. 사실 어떤 공연 혹은 페스티벌에 가면 관중들의 반응이 기대 이하거나 제가 관객들로부터 리액션을 끌어내야 하는데 굉장한 노력을 해야 될 때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 모든 팬들은 굉장히 저를 너무나 사랑해 주시더라고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얼른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번 앨범 아트워크엔 '물속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 속에서 눈을 감고 자유롭게 손과 발을 뻗치고 있어요.
"물 속에 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물 속에 있었을 때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앨범명처럼 이 세상에 없는 어떤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기도 했고요. 물속에 있는 건 고요하고 적막하고 어떤 평화로운 기쁨이 느껴지는 상태라고 생각을 했어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하루 종일 따뜻한 물속에서 있어서 좋았고, 영화 '미션임파서블'을 촬영했던 물속과 똑같은 물속이라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앨범명처럼 천국보다도 더 좋은 어떠한 곳에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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