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상승세…항공업계 경영실적 발목 잡을까

기사등록 2023/04/05 15:52:17 최종수정 2023/04/05 19:49:57

OPEC+, 연말까지 일일 160만 배럴 감산 발표

주요 기관.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 전망

연준 내달 금리 추가 인상 시 환율 상승 가능성

항공사, 지난해 이어 또 '유가·환율' 이중고 겪을수도

[인천공항=뉴시스] 백동현 기자 =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대한항공 비행기가 주기돼 있다. 전날 대한항공은 올해 4월 1일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제도 변경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정부와 국회까지 개편안 재고를 압박하자 백기를 든 모양새다. 2023.02.2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유가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항공사들 실적 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또 한번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유가 상승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의 감산 계획에서 출발한다. OPEC 플러스는 2일(현지시간) 원유 생산량을 오는 연말까지 일일 총 16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6.27% 상승한 84.77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감산 결정으로 한동안 안정됐던 유가는 또 한번 오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배럴당 74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내린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실제로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인 UBS는 6월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산유국들의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의 감산 조치가 1년 가량 이어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 정도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각종 비용에서 20~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대한항공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4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이 유가 상승은 여객 수요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유류할증료가 동반 상승하며 항공권 가격이 비싸져 여행을 꺼리는 심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가 내달 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결정하는데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주목한다. 실제로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면 한미간 금리 격차는 사상 최고치인 1.75%포인트가 된다.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0.7원 내린 달러당 1315.8원에 거래를 마쳤다. 1300원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간 금리 격차 확대는 환율 추가 상승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강세는 항공업계 입장에선 대표적인 악재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84억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저비용 항공사 등 대부분 항공사들이 흑자를 냈을 것"이라며 "실적 회복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비수기인 올 2분기에 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기대감이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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