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대체교사 농성' 광주시, 고용기관에 책임 떠넘기기?(종합)

기사등록 2023/04/04 19:57:03

광주시 전남지노위 판단 근거 "농성 풀고 나가달라"

공공연대 "시, 지배개입 책임 회피…무책임한 처사"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4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사회서비스원지부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육 대체 교사들의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23.04.04.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82일째 광주시청 1층에서 농성 중인 광주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보육 대체교사 문제와 관련, 실질적 관여를 이어 온 광주시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남지노위)의 판정을 빌미로 이 사안의 책임을 고용기관인 사회서비스원에 떠넘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광주시는 4일 입장문을 통해 "공공연대노조와 보육 대체교사 28명 등이 전남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한 것에 대해 전남지노위는 광주시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임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공공연대노조와 보육 대체교사들은 지난 2월 6일 전남지노위에 광주시와 광주시 출연기관이자 보육 대체교사 채용기관인 광주사회서비원을 상대로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 구제 신청서를 냈다.

전남지노위는 전날 판정 회의를 통해 사회서비원에 대한 부문은 인용(부당 해고)을, 광주시에 대한 사용자 적격 부문은 기각했다.

직접적 고용 관계에 있는 사회서비스원이 보육 대체교사들과 재계약 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주시는 보육 대체교사들과의 관계에 있어 실질적 사용자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광주시는 "전남지노위는 공공연대노조와 보육 대체교사들이 광주시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를 다투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광주시가 다툼의 대상이 아닌 이상, 공공연대노조와 보육 대체교사들은 더 이상 시청에서 농성 할 이유가 없다"며 퇴거를 촉구했다.

광주시는 사용자 책임이 없으니 시청사 농성을 중단하고, 전남지노위가 인용한 부당해고와 관련해 사회서비스원과 협상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공공연대 관계자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한 태도다. 무책임한 처사"라며 광주시의 입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광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사회서비스원 업무를 맡는 등 광주시가 실질적 지배개입을 이어왔으며, 부당 해고와 농성 과정에도 광주시와 강기정 시장이 관여해 왔는데 전남지노위 판정을 근거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입장문을 냈다는 것이다.

공공연대 관계자는 "사회서비스원과 직접 교섭, 문제를 해결할 테니 광주시는 관여하지 말라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혀왔다. 그럼에도 불구, 광주시와 강 시장이 이 문제에 끼어들었다"며 "이제와서 지노위 판정을 핑계로 사회서비원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 같다. 무책임한 처사"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들이 광주시의 입장과 면담을 요구해 이에 응해 왔다"며 "광주시가 실질적 사용자가 아니라는 전남지노위의 판단이 나온 만큼 이를 근거로 시청사 내 농성을 중단해 달라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공공연대와 보육 대체교사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해고자 즉각 원직 복직 ▲주무부서와의 즉각 대화 ▲고용안정 방안 마련 ▲정부지침 준수를 촉구했다.

이들은 2019년 3월·5월·8월 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사회서비스원 위탁 운영)에 채용돼 근무하다 지난 2월 4일 계약 기간 만료로 해고됐다.

광주시는 이들의 계약이 만료된 만큼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며 신규 대체 교사 채용 공고를 내고 새 인력을 채용했다.

이들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다. 매년 계약 갱신을 통해 근로를 이어왔다. 복직시켜달라"며 전남지노위의 판단을 구했다.

사회서비스원은 전남지노위로부터 판정문을 받는 즉시 면밀히 검토,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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