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신공항여지도]'인천공항의 봄' 그 뒤에 대형 식물병원이 있다

기사등록 2023/03/26 07:00:00

인천공항서 사용되는 식물 90% 이상이 '생화'

한해 예산 10억원…T1,T2 2곳에 보육온실 운영

생육상태 60%이하인 식물…3개월~2년간 재활

"뜨거운 커피 투척에 식물 말라올 경우 속상해"

[인천공항=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24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조성된 조경모습. 2023.03.26. mani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공항에서의 봄은 한 달 일찍 찾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공항에 식재된 수많은 생화 나무들이 해외를 오가는 승객들을 가장 먼저 반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의 조경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때문에 공항에서 사용되는 식물 90% 이상을 생화로 사용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입국장과 출국장까지 계절별로 화려한 꽃망울 맺는 생화들이 봄이 왔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런 꽃들과 나무들도 최고점에서 꽃을 피워 승객들을 맞이하고 시들면 재활할 수 있는 대형 식물병원이 인천공항에 있습니다.

2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에 2곳의 보육온실이 있습니다.

제1보육온실에는 72종 2161본과 제2보육온실 98종 1040본의 각종 꽃과 나무가 있습니다.
[인천공항=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21일 인천공항 제2보육온실에서 박남영 인천공항시설관리 조경시설 부장이 나무들을 살펴보고 있다. 2023.03.26. mani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해 예산은 약 10억 원 규모. 예산으로 구입한 식물들은 공항 시설물 조경과 식물 공항환경 적응 등에 사용됩니다.

지난 21일 인천공항공사의 협조를 받아 제2보육온실을 찾았습니다. 키가 큰 야자나무부터 꽃망울을 막 터트릴 거 같은 안시리움과 카랑코에 등 아기자기한 꽃들이 온실에 가득했습니다. 온실 한켠에는 재활과정에 있는 호접난 무리 일부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조경시설 근무자는 관리직 20명과 현장직 65명으로 80%이상이 조경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온실의 온도는 23~28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공기순환을 위해서 순환기 50여 개도 쉴 틈 없이 돌아갑니다. 온실 사방에서 햇빛이 들어와 식물들이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박남영 인천공항시설관리 조경시설 부장은 "공항에서 조경으로 주로 쓰는 종류는 수국과 스킨답셔스, 안
[인천공항=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21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조성된 조경모습. 2023.03.26. mani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시리리움, 아나나스 종류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국인은 은은한 동백꽃을, 외국인은 화려한 호접난이나 밝은색을 띤 식물을 좋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부장은 또 "인천공항은 터미널 특성상 제1여객터미널에는 잔잔한 국내수목이 주로 식재되고, 2터미널은 수구가 높아 대형식물을 심는다"고 했습니다.

이같이 공항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낸 식물들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기 마련입니다.

생육상태가 60%이하인 식물들은 곧장 이곳 보육온실로 옮겨져 재활의 시간을 거치게 됩니다. 짧게는 3개월에서 평균 6개월이 소요되지만, 재활이 장기간 필요한 식물은 최대 2년까지도 소요됩니다.

다만 초화류는 시들면 폐기하지만, 난과 관엽수 종류는 50% 이상 회복이 가능합니다.

특히 인천공항은 바다를 메꾼 간척지 위에 건설돼 토양에 염분이 많고, 해풍이 불어 식물이 자라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항 밖에는 주로 키가 큰 나무가 식재되는데 대형 물차를 이용해 자주 샤워를 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입이 누렇게 변하게 됩니다.

박남영 부장은 "공항 터미널에 식재된 식물을 보면 물이 필요한지 햇빛이 필요한지 보면 알 수 있다"면서 "승객 누군가가 뜨거운 커피 등을 투척해 식물이 말라서 올 경우가 가장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 봄과 가을에 인천공항 주변에 유채꽃과 코스모스 꽃밭을 조성할 계획이다"라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화려하게 꾸밀 계획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신공항여지도
국내공항은 신속하고 빠른 출입국 시스템에서 검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암흑기가 지나고 승객 수가 회복되면서 공항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과 평소 궁금했던 공항 속 이야기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 가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n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