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떨림·파킨슨병 등 신경과 질환
신경계 질환 시사한다면 정밀진단 필요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아침과 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흔히 손이 떨리곤 한다. 날씨 때문만이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연필을 쥘 때 떨림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떨림 증상은 손뿐만 아니라 발, 다리 등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떨림의 강도도 미미한 정도에서부터 일상에 지장을 주는 정도까지 다양하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떨림은 본태성 떨림(본태성 진전), 파킨슨병, 근긴장성 떨림 등 신경과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다.
떨림은 이상운동질환에 속한다. 이상운동질환이란 얼굴 및 팔다리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이는 전신의 움직임이나 행동이 느려지고 굳어지는 경우, 전신의 움직임이 과도해 지나치게 나타나는 경우로 구분된다. 이상운동질환은 뇌 안에 있는 우리 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특정 뇌영역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또 떨림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몸의 특정 부위가 규칙적으로 율동하듯이 움직이는 증상이다.
본태성 떨림은 특정한 자세나 동작 시 손이나 팔이 규칙적으로 떨리는 증상이 제일 흔하다. 손과 팔 이외에도 턱, 입술, 머리가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떨리기도 한다. 주로 양측 팔에서 비슷한 정도로 떨림이 관찰되며, 팔이나 몸에 힘을 뺀 채 편안히 앉거나 누우면 떨림 증상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본태성 떨림 환자는 6만 5235명을 기록했다. 발병 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강도가 세지며 일상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본태성 떨림은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다. 모든 본태성 떨림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유전의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몸이 지칠 때 그 정도가 심해진다.
본태성 떨림은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과 혼동하기 쉽다. 파킨슨병은 손발의 떨림이 나타남과 동시에 행동이 느려지고 팔다리가 뻣뻣해진다. 파킨슨병이 치매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라는 점에서 두려움이 앞서기 쉽다. 그러나 본태성 떨림과 파킨슨병은 증상을 조금만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본태성 떨림은 글씨를 쓸 때나 숟가락을 사용할 때, 물컵을 들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그리고 손 이외에 고개가 위아래 또는 양 옆으로 흔들리듯 떨리곤 한다. 반면 편안한 자세에서 대화를 할 때 본인도 모르게 떨림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높다. 입술 주변 턱 부위가 주로 떨리는 경우도 파킨슨병에 의한 떨림이다.
권경현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본태성 떨림은 수년 또는 수십년 전부터 떨림이 있다가 점점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파킨슨병은 수개월에서 길어도 1~2년 이내에 떨림이 발생한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태성 떨림은 떨림 이외에 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파킨슨병은 다리를 끌면서 걷거나 몸동작이 느려지는 이상을 동반한다”며 “신경계 질환을 시사하는 떨림이 있으면 약물조절을 비롯한 치료 방침이 다르므로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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