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투자한 韓 스타트업…챗GPT 성장 날개 달았다

기사등록 2023/03/23 06:00:00 최종수정 2023/03/23 14:09:10

오픈AI가 손 잡은 韓기업…스픽이지랩스·디스크립트

챗GPT 접목 서비스로 혁신 꿈꾼다…스켈터랩스·뤼튼 등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챗GPT를 활용한 국내 서비스 사례가 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투자를 받아 성장을 도모하는 국내 유망 기업도 있다. 이른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더 큰 도약을 꾀하는 것이다.

챗GPT 등장 이후 AI 산업에 훈풍이 불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21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초거대AI를 포함한 전세계 AI시장 규모는 5543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22년 12월 챗GPT의 등장을 산정하지 않은 결과로, 많은 전문가들은 AI 시장이 이 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엔 오픈AI가 새로운 초거대 AI 모델 'GPT-4'를 공개했다. GPT-4는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엔진 '빙'과 클라우드 '애저' 서비스에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기존에 소요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높은 효율로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픈AI가 손 잡은 한국 유망 기업…스픽이지랩스·디스크립트

이런 변화의 선봉에 서있는 오픈AI가 직접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AI 음성인식 기반 영어 학습 앱 '스픽'을 운영하는 '스픽이지랩스'와 오디오·영상 편집 플랫폼 '디스크립트'다.

오픈AI가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AI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는 강력한 AI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소수의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스픽이지랩스는 지난해 11월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로부터 2700만달러(약 382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스픽이 최근 공개한 'AI 튜터'는 AI와 영어로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AI가 상황, 맥락, 분위기를 파악해 실제 원어민과 대화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가 말하는 모든 문장에 대해 단순한 단어·문법 실수뿐 아니라 원어민이 듣기에 어색한 표현까지 파악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준다.

[뉴욕=AP/뉴시스] 지난 1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한 휴대전화 화면에서 챗GPT 개발기업 '오픈AI'의 로고가 표시돼 있다. 2023.02.20
이런 '사람다움'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GPT-4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스픽은 AI 튜터에 GPT-4를 선제적으로 도입함으로써 AI가 딱딱하고 기계적일 것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스픽은 AI 튜터 출시 이후 약 2개월 만에 6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을 돌파했다.

디스크립트는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주도로 진행된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5000만 달러(약 655억원)를 확보했다.

디스크립트는 AI를 활용해 간편하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의 영상 편집 서비스를 선보였다. 녹화된 영상이 자동으로 텍스트화 돼 문서처럼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으며, 음질을 스튜디오 품질 수준으로 다듬어주거나 진짜 사람 같은 음성으로 더빙을 추가하는 등 지루한 작업을 AI가 대신 수행해준다.

◆챗GPT 접목해 서비스 고도화 나선 국내 기업들

챗GPT를 자사 서비스에 도입한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화형 AI 솔루션 기업 스켈터랩스 ▲생성형AI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 ▲기업 맞춤형 AI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코리아' ▲AI 기업 업스테이지 ▲헬스케어 플랫폼 운영사 '굿닥'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등 다양하다.

스켈터랩스는 자사의 대화형 AI 솔루션 'AIQ.TALK' 챗봇에 챗GPT를 연동하고 더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을 갖춘 과업 수행 챗봇 기술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예약, 주문, 문의 등 비즈니스 용도의 챗봇은 물론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등 상담 영역에서도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로 과업을 수행하는 챗봇 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켈터랩스의 챗봇에는 '다이얼로그 매니저' 기술이 적용돼 있어서 상황에 따라 초거대 AI 엔진 혹은 자체 개발 엔진 중 적절한 것을 선택 적용할 수 있어 더욱 자연스러운 챗봇 대화가 가능해진다. 스켈터랩스는 챗GPT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해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챗봇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뉴욕=AP/뉴시스] 한 사용자 스마트폰에 챗GPT가 실행된 모습. 2023.02.17.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운영중인 모든 서비스에 GPT-3.5의 차세대 버전인 GPT-4를 적용했다. 또한 챗GPT보다 한국어를 더 잘 아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와 자체 언어모델 등 초거대 생성 AI를 조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대화형 챗봇 서비스 '챗 뤼튼'을 출시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챗GPT,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등을 활용해 생성 AI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고 있는AI 콘텐츠 플랫폼 '뤼튼'은 광고 문구와 블로그 포스팅을 비롯해 다양한 글의 초안을 작성해주는 서비스다. 플랫폼 내 50여개 이상의 업무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툴을 갖췄다. 카피라이팅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만들어준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자사의 '아숙업(AskUp)' 서비스에 GPT-4를 도입했다. 아숙업은 챗GPT를 기반으로 업스테이지의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가 문서의 사진을 찍거나 전송하면 이미지 내 텍스트를 이해하고 답변하는 챗봇 서비스다. 카카오톡 채널 친구 33만명을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다.

업스테이지 아숙업은 GPT-4로 한국어를 포함한 27개 언어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중국어 등 다른 언어도 답변이 가능해졌다. 법률,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정보제공과 문서도 처리할 수 있어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사용자의 의도와 감정을 감지해 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챗GPT의 상용화를 시작으로 헬스케어, 세무, 여행 등 일상 속 다양한 분야에서 AI로 인한 변화가 눈에 띄게 생겨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오픈AI가 공개한 GPT-4와 같이 새로운 AI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스타트업이 서비스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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