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유일호·성윤모 등 전직 관료 '사외이사' 영입

기사등록 2023/03/20 14:23:58

효성, 전직 총리·장관 사외이사로

효성중공업, '검찰 출신' 변호사 영입

대관 역량 강화…외풍 막으려는 포석도


[서울=뉴시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초 주주총회를 열고 관료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줄줄이 영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대 정부 및 국회 관계를 개선해 '외풍'을 막고, 신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노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5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거나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효성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 전 총리는 18~19대 국회의원과 2015년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았다. 이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유 전 총리는 현 정부와도 관계가 있다. 그는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당내 경선을 치를 당시 김 대표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21.05.06.  ppkjm@newsis.com
성 전 장관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과 특허청장을 거친 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직을 맡았다. 현재 중앙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효성 측은 성 장관에 대해 "정부 공직자 윤리위원회 취업 승인을 조건으로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이 유 전 총리나 성 전 장관 같은 고위 관료를 영입한 배경에는 정치권으로부터 외풍을 사전 차단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특히 기업 입장에선 고위 공직자 출신 사외이사를 통해 대관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이들이 오랜 기간 고급 관료로 일하면서 쌓아온 국회나 정부의 인적 네트워크도 기업 업무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달 16일 최윤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선임연구관과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맡은 바 있다.

현 정부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 배치되는 점을 미뤄볼 때, 효성중공업의 최 변호사 선임도 향후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효성중공업은 이달 주총을 통해 ▲건설사업관리업 ▲민자로 유치되는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 건설, 운영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선 정부와의 밀접한 소통 능력이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된다.

효성그룹은 이 같은 사외이사 영입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효성은 유일호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국가 경제 및 재정 정책을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경영에 대한 감독 및 주요안건에 대한 심의ㆍ의결을 통해 기업 성장과 ESG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효성은 성윤모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특허청장을 역임한 산업기술 전문가"라며 "관련 분야의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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