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2세, 나도 피해자 될 뻔"…유명 빵집 대표 고백

기사등록 2023/03/15 10:33:44 최종수정 2023/03/15 16:03:18

'도둑도 반한 빵집' 써니브레스 송성례 대표,

"'나는 신이다' 보고 목소리 보태려 용기 내"

써니브레드의 송성례 대표. (캡처=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도둑도 반한 빵집'으로 입소문 난 유명 베이커리의 대표가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송성례(30)씨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번 넷플릭스에 올라온 사이비 관련 영상을 보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저는 이 다큐를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송씨가 언급한 영상은 사이비 종교의 실태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로 풀이된다.

송씨는 "사실 저는 이 영상에 나온 JMS에서 태어난 2세다. 이건 제가 지울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는 과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부모님은 사이비에서 만나 결혼하셨다"며 "세상을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자는 교주 정명석의 말을 믿고 월 30만원을 받으면서 저와 오빠를 키우고 그 누구보다도 착하게 사신 분들이다", "다만 착한 것과 진실을 보는 눈을 갖는 건 다른 말"이라고 언급했다.

송씨는 "저는 태어나서 17살까지 사이비 안에서 배운 진리를 진실이라고 믿고 살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교주 정명석을 만나본 적도 없고 크게 관여한 바가 없다"며 "점점 머리가 커가며 자아가 생기고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님에도 지인들이나 가까워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며 "이제는 저의 여정을 함께해준 여러분에게 사실을 알리고, 용기를 내 이런 중요한 다큐를 만들고 출연해주신 분들에게 저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보태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송씨는 "이곳(JMS)에서 태어난 2세와 교인들은 성폭행을 피해 가더라도 계속해서 세뇌와 죄의식 속에서 자란다"고 썼다. 또한 "2세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세상 사람들과의 교류는 물론 미디어로부터도 단절되고, 이성과 단둘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자라나는 청소년기에 자연스럽게 느끼는 설렘, 호기심 등 다양한 감정에 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고발했다.

그는 "저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저의 의견을 인정해준 부모님 덕분에 종교를 나와서도 잘 적응했다"면서도 "저도 목사에게 교주 정명석의 신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다행히 그때 안된다고 화를 내주신 저의 아버지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송씨는 "이 경험으로 제가 배운 게 있다"며 "시작점이 어디든 달리는 건 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불리한 환경과 조건이 언젠간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은 사이비 종교에서 나와 낯선 세상에 발을 내딛던 저에게 세상이 얼마나 따뜻한지 알려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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