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앞두고 경계심리…환율 1310원대로 올라(종합)

기사등록 2023/03/14 16:09:09 최종수정 2023/03/14 17:33:54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86포인트(0.24%) 오른 2400.45에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영향으로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8포인트(0.58%)하락한 784.02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내린 출발했다. 2023.03.1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10원대로 올라섰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1.8원) 보다 9.3원 상승한 1311.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3.7원 내린 1298.1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1297.0원까지 내려갔으나 하락폭을 모두 되돌리고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1311.1원까지 고점을 높이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환율은 전날 22원 넘게 하락한 후 1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1300원 아래로 내려 서며 하락 출발했던 환율이 다시 반등한 것은 미 SVB 파산 여파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외국인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349억원을 순매도했다.
 
장중 미 국채 금리가 상승 하면서 달러화도 소폭 상승 전환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4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5% 상승한 103.4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SVB 파산으로 시스템 리스크 전이 우려가 커진 상황이지만,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전날에는 원·달러 환율이 22.4원 급락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SVB 파산 사태가 금융권 전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아시아 증시 시작 전 미국 정부는 SVB은행에 대한 긴급 예금자 보호 조치를 내 놓으면서 불안심리를 차단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현지 시간) 폐쇄된 실리콘밸리은행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예금보험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고객이 예금한 돈은 전액 보증하겠다" 밝혔다.

연준은 또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 기간 자금 지원 프로그램(BTFP)을 신선해 미 국채,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내 놓는 은행, 저축조합, 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인 SVB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폐쇄했다. 이번 SVB의 파산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무너진 워싱턴뮤추얼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초 연준이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 했으나,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강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절반이 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14일 오전 1시24분 현재 미 연준이 3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0%로 나타났다. 한 때 70%를 넘었던 빅스텝 전망 비율이 SVB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춘 것이다. 반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50.5%,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9.5%로 나타났다. 하루 전만 해도 동결 전망이 0% 였으나 하루 새 동결 의견이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 30분 발표되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CPI) 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연준의 긴축전망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2월 CPI가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6.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는 SVB 사태와 시그니처 뱅크의 폐쇄 등이 연쇄적인 뱅크런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불안에 금융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28%, 0.15%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0.45% 상승 했다.

SVB 파산으로 금리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전날 급등한 국채 금리는 14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다시 상승 전환중이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3.87% 상승한 4.171% 선에서 등락 중이다. 전날에는 0.476%포인트 하락한 4.015%에  마감하는 등 SVB 사태가 발생한 지난 8일 이후 100bp(1bp=0.01%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여파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확대되고, 2월 CPI 발표를 경계심이 작용하고 있다"며 " 미 정부는 SVB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이에 대한 후속평가를 하면서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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