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몸집을 늘리며 삼성전기도 조직 개편을 통해 전장(자동차 전장치부품)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주요 사업부에 전장사업 전담조직을 만들어 반도체 기판과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분야에서 전장용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며 기존 모바일에서 모빌리티로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하려는 행보다.
삼성전기는 기존 컴포넌트사업 부문에 속해 있던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의 사업부로 독립시켜 연구를 넘어 제조까지 담당한다는 포석이다. 전자소자팀에서 담당하는 파워인덕터 등의 부품들은 IT는 물론 전기차·자율주행차에도 다양하게 쓰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기술 개발 수준의 팀을 뛰어넘어제조 등의 역할과 인력을 추가해 관련 조직을 격상하고 전문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전장 비중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익성 다각화로 2분기부터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매출 2조495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68.5%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는 4.12%, 27.4% 각각 증가하며 전 분기 대비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여기에 올 2분기부터 전장 부문을 바탕으로 업황이 회복돼 실적이 증가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삼성전기의 전장용 시장점유율이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의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13%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을 내보내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전기는 MLCC를 주력으로 삼고 2018년부터 전장용 부품을 적극 생산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스마트폰용 MLCC 대비 2~3배 이상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가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전장용 MLCC는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확대에 자동차 1대당 MLCC 탑재량은 1만개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전기가 제2의 MLCC로 삼고 있는 FC-BGA 사업도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FC-BGA는 PC용과 서버용, 전장용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상대적으로 서버용과 전장용이 고성능 부품으로 분류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1월 서버용 FC-BGA 출하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전장용 FC-BGA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적용 가능한 기판으로, 전장용 제품 중에서도 기술 난이도가 높다.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하이엔드급 전장용 반도체 기판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IT 시장과 자동차 분야에서 부품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전장 분야의 고성장을 적극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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