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유력 타자 거론되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25만주 보유
시그니처은행 62억원은 지난해 청산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민연금이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은행의 모회사 SVB 그룹에 투자해 300억원 가량 물린 데 이어, 제2·제3의 미국 지방은행 파산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VB에 뒤이어 파산한 시그니처 은행 지분은 다행히 지난해 청산하고 나왔지만, 다음 타자로 유력 거론되는 퍼스트리퍼블릭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약 4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1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지분을 25만2427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평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3077만달러, 우리 돈으로 404억원이다. 이는 위탁운용 기금은 포함하지 않은 직접운용 투자 규모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부동산 대출에 많이 노출된 중소 지역은행 중 하나로, SVB와 시그니처 은행에 이어 파산 가능성이 큰 은행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주가는 이틀 간 약 30% 급락했다.
국민연금은 이미 SVB 그룹에 투자해 약 3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SEC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SVB 그룹 지분 10만795주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이는 위탁운용 분은 제외한 직접운용 규모다.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공시된 2021년 말 기준 SVB 주식 투자 평가액은 3624억원으로, 이는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이 모두 포함된 기금 전체 투자규모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직접 및 위탁 포함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SVB 주가는 지난 9일 기준 106.04달러까지 급락한 뒤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SVB 폐쇄를 결정하면서 주가는 하루 새 267달러에서 급락했다.
국민연금은 SVB 파산 여파로 연이어 폐쇄 소식이 전해진 시그니처은행 지분도 지난 2021년 말까지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의 홈페이지 공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시그니처 은행 주식의 보유 평가액은 직접·위탁 운용을 모두 포함해 62억원이다. 당시 시세 기준으로 약 1만4000여주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EC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보유 종목에서 이름이 빠진 상태다. 시그니처은행 주가는 2021년 말 323.47달러에서 지난 9일 70.0달러까지 하락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통화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역대 최저인 마이너스(-) 8.22%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은 89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조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제고를 위해 해외주식 비중을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기금운용위원회는 2027년까지 국내 주식 비중은 14%로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은 2027년까지 40.3%로 높이는 내용의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SBV 파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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