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타고 있던 유모차에 '양보' 요구
자리 양보한 부부, SNS 통해 공론화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영국의 한 여성은 버스에서 2살 배기 딸의 유모차를 접고 아이를 안아야 했다. 뒤따르던 다른 유모차를 위해 양보해 달라는 버스 운전기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곧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비켜준 유모차엔 아이가 아닌 강아지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미러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4명의 자식과 영국 램스게이트에서 산책 중이던 비키 셜리(36)는 강아지를 위해 2살배기 자식의 유모차를 접어야만 했다.
4명의 자식과 나들이를 나온 비키는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들을 위해 버스에 탑승하기로 했다. 비키는 버스 탑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2살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끌고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그날 유모차를 끌고 버스에 탑승하기로 결심한 것은 비키 혼자가 아니었다. 조금 더 작은 유모차를 끌고 온 다른 승객이 버스에 탑승한 것이다.
버스 운전사는 비키에게 뒤에 온 승객을 위해 유모차를 접고 아이를 안아달라고 요청했다. 비키는 해당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자신의 유모차가 비교적 더 컸던지라, 뒤에 온 유모차에 더 연약한 어린아이가 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키는 잠시 후 자신의 판단이 보기 좋게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뒤에 탑승한 유모차 안에는 아이가 아니라 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 테리어가 타고 있었다. 비키는 버스에서 내린 후 남편 루크 틸(28)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부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론화에 나섰다.
사연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자 비키가 탑승한 버스를 운영하는 영국의 대중교통 회사 '스테이지코치'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가 탄 유모차가 강아지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매우 유감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사건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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