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순신 아들에 최대 감점…기준 강화 고민"(종합)

기사등록 2023/03/09 18:08:45 최종수정 2023/03/09 18:17:47

국회 교육위 현안질의 "강제전학 확인"

세부 점수는 비공개 고수 "악용 가능성"

서울대 "징계 수위 따라 감점도 높아져"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이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2023년 서울대학교 제77회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2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 전력에도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대는 아들 정모씨가 정시로 입학할 당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상 징계 내용을 확인해 최대한 감점했다고 설명했다.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정씨의 학교폭력 관련 감점 여부를 묻자 "그 학생에 대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점을 했다"고 밝혔다.

천 본부장은 "어떤 학생에 대해서 감점 조치를 했는지를 특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시(지원자 중)에서 해당하는 징계처리, 강제전학 8호 처분을 받은 학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당시 입학사정관이 정씨가 전학 간 반포고등학교로부터 징계 관련 사실관계확인서 등 추가 서류를 요청해 받았다고 한다.

천 본부장은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입학원칙, 교육의 원칙이란 것은 당연히 학교에서 폭력을 저지른 학생들을 그대로 받는다든가 그냥 저희가 (두고) 본다든가 하지는 않는다"며 "(감점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 아들 정모씨는 지난 2017년 강원도에 있는 한 기숙사형 명문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을 상대로 폭언 등 학교폭력을 가해 재심을 거쳐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이후 지난 2018년 강원도 학교폭력대책 지역위원회(위원회) 측에 "재심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정씨는 정시모집 전형을 통해 지난 2020년 서울대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대 '신입학생 정시모집 안내' 요강은 수능위주전형(일반전형)은 모두 수능점수 100%로 신입생을 뽑되 학내·외 징계는 교과외 영역에서 감점 자료로 활용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서울대는 정확한 감점 정도 및 평가 기준 등 세부 지표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천 본부장은 "(평가) 단계나 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공개하겠지만 이 (평가) 점수가 또다시 입시에 이용되거나 악용될 수 있다"며 "(감점도) 등급을 두고 있다"고만 했다.

이어 "(감점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정시이기 때문에 각각의 (지원한) 과, (수능이 있었던) 해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천명선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09. 20hwan@newsis.com


서울대는 오후 회의에서 감점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배점 기준 등 세부 항목은 가린 상태였다.

여당 교육위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이게 왜 비밀규정이 돼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징계위 조치를 받았을 때 몇 점을, 몇 등급을 감점한다고 공개해야 서울대 전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야당 교육위 간사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림) 처리된 것을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천 본부장은 "징계수위가 높을 수록 감점 수위도 높아진다고 생각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이 "앞으로 (감점을) 더 강화해야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천 본부장은 "우리가 이번 기회에 심각하게 그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대는 정씨의 재학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정씨가 서울대 학생은 맞느냐"고 묻자, 천 본부장은 "해당하는 학생이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까지는 확인했으나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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