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제조업 재고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가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동반 감산 등으로 초과 재고 상황이 하반기 중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고,  건설업 재고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제조업 재고 상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 회복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하반기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이에 대응해 국내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나 출하 부진으로 재고조정이 지연됐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전방산업 수요 부진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차질에 대비해 미리 중간재 재고를 늘린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상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중간재 주문을 축소한 데 주로 기인 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제조업 재고상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 회복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제조업 재고는 글로벌 IT제조업체들의 감산과 중국내 IT공장의 가동 정상화 등이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동반 감산, 고성능 서버 수요 증대 기대 등으로 초과재고 상황이 하반기 중 개선되고, 스마트폰·디스플레이도 중국 생산활동의 정상화로 재고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IT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철강을 중심으로 확대됐으며,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재고 규모가 줄어들겠으나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가동률 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과잉이 상존하고 있으며, 철강도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경기 부진이 재고 축소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소매업 재고는 코로나 위기로 급증한 후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위기 이전의 증가흐름을 재개했으며 올해 중 완만한 확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도소매업 재고 확대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에 따른 정상적 영업활동의 결과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건설업 재고는 주택가격 하락 기대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청약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증가했으며 건설 재고의 높은 지속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미분양 주택 적체는 건설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업, 인테리어업 등 연관 산업의 생산, 고용 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최근의 성장세 둔화가 제조업 부진에 크게 기인하고 있어 향후 제조업 재고의 움직임이 경기회복 시점과 강도를 가늠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은 "제조업 재고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도소매업 재고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완만한 증가흐름이 이어지는 반면, 건설업 재고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연관 산업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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