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주총 개최…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 의결
사외이사, 3인 임기 연장…윤경림 체제 경영정상화 TF도 발족
[서울=뉴시스] 심지혜 윤현성 기자 = KT가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역임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8일 발족한 윤경림 KT 차기 대표의 경영승계를 위한 '경영정상화 조직 TF'는 과거 남중수 전 사장과 황창규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송경민 KT SAT 대표가 이끌게 됐다.
KT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8일 공시했다. 주요 의안은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건과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을 선임하는 내용이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있다. KT 정관에 따르면 이사진은 11인 이하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의 수는 3인 이하로, 사외이사의 수는 8인 이하로 한다.
사내이사의 경우 지난해 박종욱 사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한 자리가 공석이 됐고, 사외이사는 이강철, 벤자민 홍 이사가 차기 대표 후보자 선임 과정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두 자리가 비게 됐다.
KT는 올해 주총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강충구 이사회 의장과 여은정·표현명 이사의 임기를 1년씩 연장했다. 임 고문의 임기도 1년으로 설정했다. 앞서는 대표의 임기와 사외이사의 임기를 동일하게 3년으로 했는데, 임기를 1년만 연장한 것은 향후 여권과의 교감을 통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KT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으로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일각에선 주총에 맞춰 신규 후보자를 찾기까지 기간이 짧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해석도 있다.
새 이사진에 합류하는 임 고문은 1955년생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이날 KDB생명 대표에 내정되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맡았다.
임 고문을 사외이사진에 합류시켜 일단 새로운 변화를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KT는 현재 결원상태인 사외이사 한명도 조만간 인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림 대표 후보자와 호흡을 맞출 사내이사 후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신규 사내이사로 송경민 KT SAT 대표이사 사장과 서창석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부문장을 올렸다.
송 사장의 경우 1992년 KT에 입사한 'KT맨'이다. 그는 KT의 경영 고문을 맡고 있는 남중수 전 사장 시절 비서실장과 황창규 전 회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특히 남 사장 시절 부장 직급에서 곧바로 사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윤 대표 후보가 이날 조직 안정화를 위해 새로 꾸린 ‘경영안정화TF’도 이끈다. 경영안정화TF는 새로운 대표 체제에 맞춰 경영 환경과 조직을 구성하기 위한 인수위 역할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차기 대표 체제에 맞춰 경영 구도를 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부문장의 경우 28년 간 유·무선 네트워크 경력을 쌓아온 통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에 주력하면서 통신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이제 윤 후보자는 주총에서 대표 선임이 의결 될 수 있도록 정치권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누그러져야 국민연금의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KT의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 문제를 지적했던 국민연금이 윤 대표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데다 주요 주주인 신한은행과 현대차그룹에게도 확신을 줘야 한다. 국민연금은 신한은행의 최대 주주이자 현대차의 2대 주주다. 이들은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윤 후보자는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는 것으로 기류를 바꾼다는 복안이다. 지배구조개선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 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규준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윤 후보자는 이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선 사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서둘러 정비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의 안정화에 힘쓰겠다”면서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고 강조하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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