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빅스텝 우려에 종목별 과열 양상까지
증권가 '현금비중 확대' 권고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빅스텝 예고 속 국내 증시가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통화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현금 비중을 높이라는 권고도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44포인트(1.28%) 하락한 2431.9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3개월마다 돌아오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다. 주가 지수 선물·옵션, 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네 마녀의 날'엔 일반 파생 만기일에 비해 금융투자 마감 동시호가 포지션이 크게 움직여 시장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있는 주에는 현·선물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 거래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며 "최근에는 만기일 효과에 대한 학습으로 주가 하락이 선반영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는 통화 정책과 일부 종목에 거래가 쏠리는 과열 현상, 이에 따른 공매도 증가 등이 꼽힌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3월 FOMC에서 25bp 인상 확률은 68.6%에서 28.0%로 내려가고, 50bp 인상 확률은 31.4%에서 72%로 급등했다"며 "당분간 증시가 통화정책 컨센서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단기 자산배분 의견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현금 비중 확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져있다"며 "경기 연착륙이 골디락스로 이전되기 위해선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전환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와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개별 종목에 수급이 쏠리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점 역시 증시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부터 109% 올랐으며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도 각각 172%, 19.4%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 규모는 3432억원으로, 전월(1767억원) 대비 두배다. 전날 셀트리온제약과 에코프로비엠 등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 강세의 40%는 2차전지 관련 업종이 주도한 것으로 산출된다"며 "아직까지는 과열로 보기 어렵지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점차 과열에 접근 중임을 보여준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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