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마련' 강조하는 비명계와 해소 물꼬틀까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비이재명(비명)계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민주당의 길' 의원들과 만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불어닥친 내홍 기류 속에서 당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소통의 자리인 셈이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길'에 참여 중인 이원욱,·윤영찬 의원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박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 안팎에 드리워진 대결, 갈등 구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의견들을 수렴할 계획이다. 특히 당의 단합과 통합을 강조해 표결 이전부터 강조해왔던 '단일대오' 형성의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표결 이후인 지난달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선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별·모임별로 의원들과 오·만찬 회동을 가져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표결 이후 당내에는 지도부의 안이한 대응이 '대거 이탈표'를 불렀다는 인식이 등장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나아가 '박홍근 책임론'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이탈표 사태로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수차례 의원총회를 통해 부결의 필요성을 전하고, 총의를 모아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었는데, 30여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보니 일종의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박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사안 등을 임기가 끝나기 전 해결해 놓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소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사안이 이어질수록 승리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또 이 때문에 당 지지율도 반등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현 상황을 타개할만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때까지 주류가 얘기를 해왔던 것은 결국 '사법 과정에서 검찰의 무도함이 드러날 것이고, 총선도 승리할 것이다'라는 건데 이건 해법이 아니다. 그러니까 대표를 비롯한 지금 지도부가 해법을 내놓으라고 요구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해법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 "무작정 막연히 소통하자, 앞에서는 얘기 안 하다가 뒤에서 표결로 이렇게 훅 들어오니까 섭섭하다, 이런 얘기 할 게 아니고 해법을 구체적으로 좀 내놓아야 한다. 당을 이렇게 끌고 가겠다, 총선 어떻게 치르겠다 등 구체적 얘기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대표가 당직을 내려놓는 것도) 해법 중 하나다.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서 정무직 당직자들, 사무총장이나 전략기획위원장 등 여러 당직이 완전히 (친명) 일색으로 되어 있다. 여론조사가 어떻게 나와도 '그건 모집단이 잘못된 거다' 이런 말씀을 하니까 참 많이 괴리감을 느끼고 답답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동이 갈등을 봉합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만나서 해결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 예상으론 '민주당의 길' 측이 기존 논리를 집단적으로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냥 의견을 듣는 수준일 것이다. 원내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참고하는 수준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조금 더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비공식적으로라도. 대표도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도부 차원의 강공 전략에 대해 묻자 "그건 해법이 아니다. 지금 시기는 민주당의 종합적 상황은 각 개별 의원들의 공중전에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알다시피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다양성을 100% 반영하는 안은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반영할 미래지향적인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아주 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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