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황교안 "김기현 즉각 사퇴해야"…金 "기승전 김기현 사퇴만 황당"(종합)

기사등록 2023/03/07 17:17:14 최종수정 2023/03/07 19:34:46

安·黃 "金 '울산 땅 투기·대통령실 선거 개입 의혹' 규명해야"

金 "기승전 김기현 사퇴에 당원들 역정…지도자 자격 있나"

천하람 "安·黃, 차분해야…전대 불복·과격 투쟁 안 돼"

[서울=뉴시스] 이지율 최영서 기자 = ·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안철수,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3.07. bjko@newsis.com

안철수·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대통령실 경선 개입 의혹 관련 김기현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기승전 김기현 사퇴만 연계하는 모습에 당원들이 역정을 내고 있다"고 맞받았다.

안·황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1시간 가량 오찬 회동을 가진 뒤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 당선 시에도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연대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역대 가장 혼탁한 전당대회가 되고 말았다"며 "강한 원칙을 세워 이 위기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에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 사건은 우리 당의 도덕성과 윤석열 정부의 공정성에 직결된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당 차원에서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후보는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이번이 최후통첩이다. 오늘 바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갖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김 후보 사퇴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연대 여부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황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안 후보와 연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지금 말한 건 이 말씀으로만 받아주기 바란다"며 "이런 저런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의, 자유, 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안 후보도 "이게 유야무야 묻힌다면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는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며 "그걸 막고자 이번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 없이 전대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이 일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후보도 함께 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얘기했는데 그 말이 무엇이겠느냐"며 "대표가 만약에 되더라도 물러나야 된다, 그래서 비대위 체제로 가야한다, 그런 뜻에서 저희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 막판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데 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엔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통령은 모르고 계셨다. 대통령은 원래 신년사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윤심(尹心)은 없다는 그 말을 그대로 충실하게 지키고 계시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본인들이 행정관 수준 내지는 수석이 이번 총선에 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그런 여러 일들을 벌이고 있었다는 걸 대통령께서 아셨으면 그냥 두지 않으셨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당선되면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물음에 "그 결과와 상관없이 이것에 대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며 "그게 대민 민주주의를 위하는 길"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 후보가 당선되면 승복하고 사퇴를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때 판단하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시간이 없다"며 "오늘 오후 5시까지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황 후보는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나아가 오는 8일 전당대회 이후 결선 토론회 등을 통해 그간 캠프가 제보받은 전당대회 개입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 대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03. bjko@newsis.com

김 후보는 두 후보의 사퇴 공세에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갑자기 저도 황당해서. 아니 그걸 왜 내가 사퇴해야 되는 일인지 잘 모르겠다"며 "'기승전 김기현 사퇴'로만 연결시키는 그런 모습으로 자꾸 하니 당원들이 역정이 나신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앞뒤 가리지도 않고 무작정 그냥 김기현 사퇴하라고 하면 그게 말이 맞는 말이냐"고 반문하며 "그러니까 우리 당원들이 지도자 자격이 있느냐는 평가를 다시 되새겨보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안철수·황교안,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갑작스레 연대해 김기현 후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촌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심지어 안 후보는 투표결과에 승복하겠냐는 질문에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며 "사실상 경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분쇄기'라는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또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켜 총선 참패로 밀어 넣으려는 것은 아닌지 100만 당원이 긴장하고 있다"며 "더 이상 내부총질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준비를 하고 있다. 2023.03.03. photo@newsis.com

천하람 후보는 안·황 후보의 문제 의식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도 사퇴 공세에는 선을 그었다.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 "안철수, 황교안 두 후보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차분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선거개입과 김 후보의 문제점은 명확히 지적해야 하지만 전당대회 불복이나 과격한 투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축제로 남아야 한다"며 "진상파악에는 시간이 걸리고 우리 당원들은 현명하다. 제가 결선에서 김 후보를 꺾고 당대표가 되어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명확히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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