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전대 역대 최고 투표율…'결선투표·후보 다양한 성향' 작용

기사등록 2023/03/05 20:30:06

이틀차 47.51%…ARS 투표에 50% 넘을 수도

김기현 1차 과반…안·천·황 결선투표 기대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가 진행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을 통한 투표를 하고 있다. 2023.03.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율이 역대 가장 높은 47.51%를 기록하면서 향후 이틀간의 ARS 투표에서 마의 50%를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높은 투표율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결선투표 도입이 당 대표 후보들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로 연결된 데다 당 대표 후보들의 다양한 성향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김기현 당대표 후보 측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끝내겠다는 목표에 따라 조직적으로 표를 결집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결선투표 기대감에 적극 참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쏠린 김 후보에 맞서 친윤의 공격을 받는 안 후보, 친윤과 대립각을 세운 '친이준석계' 천 후보,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물고 늘어진 황 후보 등이 경선 흥행에 도움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공지를 통해 오후 5시 기준 전당대회 2일차 투표율은 47.5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과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로 진행된 투표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이 참여했다.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 2021년 6월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을 당시 32만800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대상 모바일 투표율은 36.16%로 마감됐고, 전체 투표율은 45.36%였다.

여기에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오는 6~7일 이틀간 ARS 투표가 진행되는 만큼 전체 투표율은 최고치를 연속 경신할 전망이다. 이에 투표율 50%를 넘을지도 관심사다.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03.02. amin2@newsis.com


친윤 지지층 결집론은 이렇다. 친윤 김기현 후보 측이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율로 승리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표 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그간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다자대결에서 안정적으로 50%대를 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 후보는 조원씨앤아이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중 국민의힘 지지층 613명을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49.3%를 보였다.

김 후보는 친윤계 지지를 등에 업고 초반 한 자릿수였던 지지율을 40% 중후반대로 끌어올렸지만, 최근 울산 땅 부동산 투기 의혹 공세 등에 시달리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선투표를 할 경우 또다시 거센 공세로 낙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1차 투표에서 끝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결선투표 진출 기대감을 살린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측이 각각 지지세를 끌어모으면서 투표 참여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 후보는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울산 대장동'이라 비판하며 자신이 결선에 진출해 당선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를 '공갈 연대', '기대기 정치'라고 비판하며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철수(왼쪽부터),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03.02. amin2@newsis.com
당대표 후보들의 다양한 성향과 특징이 당원들의 관심도를 배가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는 친윤계와 대통령실, 윤심을 업은 김 후보의 견제에 맞선다는 이미지를 구축한 데다 높은 인지도, 중도층 및 수도권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구축하고 있다.

천 후보는 '반(反) 윤핵관'과 '개혁 보수'를 내세우면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지지층의 표심을 얻고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의 지원사격으로 천 후보가 가장 늦게 도전을 선언했다는 결점을 해결했다는 해석도 있다.

전통적인 책임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황 후보는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뿐만 아니라 안 후보의 정체성 논란, 천 후보의 '이준석 아바타'를 지적하면서 '정통 보수'를 강조한다.

다만, 전당대회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까지 김 후보의 '배구선수 김연경·가수 남진 인증샷 논란'과 '울산 땅 투기 논란', 안 후보의 '종북 논란', 대통령실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비판으로 불거진 당무 개입 논란, 천 후보의 '천찍OO(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발언 지킵니다) 논란' 등 낯 뜨거운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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