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선관위, '당협 특정후보 지지 문자' 구두 경고…대상 안밝혀

기사등록 2023/03/05 16:46:09 최종수정 2023/03/05 16:48:45

"개인 이름 밝히지 않았다…대상 거명 않을 것"

김기현·안철수 불공정 비판엔 "공평무사 방증"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본경선 진출자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2.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당원협의회 특정 후보 지지 선거운동 문자' 논란과 관련해 구두 경고한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대상을 밝히지 않는다는 원칙을 들었지만, 일부 후보 측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여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긴급회의는 역대 최고 투표율이 나온 데 대해 그간의 상황을 정리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유흥수 선관위원장이 열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전날부터 문제가 됐던 '당원협의회 특정 후보 지지 선거운동 문자'와 '출구조사 링크 발송'에 대한 구두 경고 조처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일부 후보들에게 구두 경고 조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선관위가 구두 경고를 한 후보들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선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 의원은 구두 경고 취지에 대해 "일부 후보들의 조처가 앞으로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하는 사람들이 그 문자를 보낸 당협에서 주도적으로 표를 몰아달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목되는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외에도 김병민·김재원 후보에게도 구두로 경고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공평무사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선거를 원만하게 해야 하는 역할도 있어 일일이 대상을 거명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배 의원은 구두 경고 대상이 누구인지를 재차 묻는 말에 "선관위가 개인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컨센서스가 있다. 그런 문자가 있었다면 동일한 잣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개 여부에 대해) 의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김병민 후보 캠프에서는 구두 경고가 아니라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취지로 들었다는데 허은아·김용태 후보 측은 실명이 거론됐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선관위 차원에서 구두 경고라는 건 문서로 내보내지 않고 말 그대로 (후보에게) 구두로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다.

출구조사 링크 발신에 대해 경고 조처를 한 데 대해서는 "매일 출구조사를 해서 결과를 발표한다면 다음 날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비밀투표에 위배된다"며 "그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후 투표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운동 문자와 관련 "저희 당협에서 보낸 것이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사진=배현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2023.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배 의원은 '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선관위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는 질문에 "선관위 결정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다"고 답했다.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일제히 선관위를 향해 불만을 표출했다.

김 후보는 오전 YPT 청년정책 콘테스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선관위에 불만이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며 "명확한 가짜뉴스로 계속 분탕질함에도 말로만 자제하라 하지 제재나 경고 조치가 전혀 없어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도 비슷한 시각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 부동산 문제는 황교안 후보가 먼저 말했다"며 "저는 국민이 납득하도록 해명해야 한다고, 토론회가 아니라 연설회 때 한두 문장 정도로 말했는데, 선관위원 전원이 나와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에 대해 "선관위가 균형을 잡고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여러 후보가 이러저러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는데, 역설적으로 선관위가 공평무사하게 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후보자 지적이 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끝까지 공평무사하게,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정치중립위반 및 불법행위관련 제보사항'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3.05. scchoo@newsis.com
선관위는 또 이날 안철수 후보 측이 제기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선거운동 개입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배 의원은 "그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캠프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뤄달라, 조치해 달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뉴스를 통해 듣기는 했지만, 선거와 관련해서 모든 곳에서 모든 일을 재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김기현 후보 측의 '책임당원 명단 유출 의혹' 관련 진상조사에 대해 "인원과 시간이라는 제약이 있다. 그런 원칙을 (답신으로) 말씀드렸고, 원칙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당대회 투표율은 47.44%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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