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아프리카 4개국 순방…"새 관계 정립 시험대"

기사등록 2023/03/02 18:20:39

가봉·앙골라·콩고·콩고 순방 시작

AFP "反프랑스 정서 고조 속 방문"

중국 러시아 세력확장 견제 목적도

[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시작했다. 반(反) 프랑스 정서에 맞서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행보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가봉 수도 리브르빌에 도착해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가봉을 시작으로 앙골라와 콩고, 콩고민주공화국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하고 1954~1970년 가봉에서 만들어진 민요와 설화, 기타 구전 민속 기록 900개를 선물할 예정이다.

2일엔 '원 포리스트 서밋'에 참석한다. 콩고강 유역을 포함해 전 세계 우림 보호를 논의하는 행사다. 162만㎢ 규모의 중앙아프리카 우림은 남미 아마존 다음으로 크다.

그러나 가봉 야권은 올해 말 대선을 앞둔 봉고 대통령에게 정치적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문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을 반기지 않고 있다. 봉고 대통령은 2009년부터 집권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6년 대통령이 됐고 재선 가능성이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 앙골라로 이동한다. 앙골라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곳에서 관계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농업 부문 개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어 드니 사수 응궤소 대통령이 40년째 장기 집권 중인 콩고를 방문한다.

그리고 벨기에의 지배를 받았던 콩고민주공화국을 4일 방문하고 순방 일정을 마친다.

AFP통신은 이번 순방 목적은 아프리카 국가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국가들 중 가봉과 콩고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통신은 "반프랑스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과 새로운 '책임 있는 관계'를 시험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순방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졌고 중국이 이에 합류하는 것에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AFP는 "반프랑스 집회는 최근 몇 달 동안 과거 식민지였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사헬 지역에서 폭발했다"며 "가봉과 콩고민주공화국은 야권 지지자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민간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은 한 때 프랑스가 통치했던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러시아가 반프랑스 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순방 전인 지난달 28일 아프리카 정책 관련 연설에서 50개국 이상과 기후 문제 등에서 "상호적이고 책임 있는 관계"를 강조했다. 또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민주주의와 경제적 파트너십"이라면서 과거 식민지 정책과는 결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대륙에 주둔 중인 프랑스군을 감축하겠다고도 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가봉, 지부티에 3000명 이상, 니제르와 차드를 포함하는 북쪽 사헬 분쟁 지역에 3000명이 각각 배치돼 있다.

말리에선 지난달 8월 철군했다. 친러로 돌아선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 군정도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AFP는 부르키나파소가 프랑스 군사 지원의 법적 근거가 되는 1961년 협정을 포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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