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혼다, 노조 임금인상 요구 '통 큰 수용'…日, 산업계 영향 촉각

기사등록 2023/02/23 17:00:12

도요타,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임금 인상

혼다, 상부 노조단체 목표치 총액 5% 인상률 달성

[도쿄=AP/뉴시스]도요타 자료사진. 2022.12.3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와 혼다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4월에 취임하는 사토 고지 도요타 차기 사장은 전날 1차 교섭에서 "임금과 상여금은 (노동)조합의 요구대로 회답하겠다"며 "파트타이머(시간제 근무자)나 시니어 기간 종업원의 임금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도요타 사측이 모두 수용한 건 3년 연속이다.

도요타 노조는 직위와 직종에 따라 15가지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요구액에는 기본급에 상당하는 임금개선분과 정기승급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조 측은 "과거 2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혼다도 전날 협상에서 기본급을 포함해 월 1만9000엔의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 기본급은 기록이 남아 있는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월 1만2500엔을 요구했었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2만3000엔 인상된 25만1000엔으로 정할 방침이다.

엔화 약세와 원자재비 급등으로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있어, 노조 상부단체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연합)은 올해 춘투에서 기본급 3%를 포함해 총액 5% 정도의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의 임금 인상률은 총액의 약 5%로 목표치를 충족한다.

요미우리는 "각 노조는 급격한 물가상승에 따른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동차 대기업들이 이례적으로 조기에 회답하면서 산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이례적인 속도로 (임금협상을)타결해 고물가에 대응한 임금인상을 산업계에 파급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짚었다.

[요코하마=AP/뉴시스]혼다 자료사진. 2022.09.13.


춘투는 향후 일본 대기업들이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안에 답변하는 3월 중순의 '집중 회답일'을 앞두고 막바지 교섭이 남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 노조가 약 6%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등 각 노조로부터 높은 수준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얼마나 많은 기업이 노조 요구에 화답할지가 초점이라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저변이 넓은 자동차대기업이 협상 초반 노조 요구안을 신속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대기업보다 임금인상이 어렵다는 중소기업으로의 파급도 기대된다.

일본 리서치업체인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춘투에서는 대기업의 85.5%가 임금 인상을 예정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임금 인상을 고려하는 기업이 80%에 머물렀다. 임금 인상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의 약 60%는 "비용 증가분을 충분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명중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요미우리신문에 "조기회답은 종업원의 의욕을 높이고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중소기업이나 적자기업은 임금 인상의 밑천에 한계가 있어 기업 간 격차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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