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에도…넥슨, 전직원 연봉 평균 500만원 인상

기사등록 2023/02/23 14:17:40 최종수정 2023/02/23 14:28:47

넥슨 노사, 직원 기본급 평균 8% 인상 협의

넥슨게임즈 포괄임금제도 8월1일부터 폐지키로

지난해 연 매출3조3946억원으로 사상 최대

IT게임업계 고용 한파…넥슨 같은 대규모 인상 없을듯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넥슨 노사가 전직원 기본급을 평균 500만원 이상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IT게임업계에 고용한파가 닥친 가운데 이례적인 행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노사는 직원 기본급을 평균 8%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평균인상액은 약 540만 원이다. 야근 수당도 지난해보다 16% 높였다.

넥슨 노조가 당초 요구한 12%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고용 한파가 닥친 업황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상률이라는 평가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21년 전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하며 ‘연봉 릴레이’ 신호탄을 쐈다. 이어 IT·게임업계 연봉 릴레이가 주춤하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넥슨 노사는 평균 7% 인상을 합의했다.

이밖에도 넥슨 노사는 사측과 노동자 시급을 정하는 기준인 '시수'를 기존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또한 앞으로 토요일 근무 시에도 휴일 가산수당을 인정하기로 했다. 시수가 줄어들면서 연장, 야간, 휴일 수당이 평균 16% 증가한다.

노조가 재택근무, 선택적 재택근무를 제안했으나, 회사 반대로 합의되지 못했다. 배수찬 노조 지회장은 “다른 합의안까지 포기하면서 재택근무를 이루기 위해 회사와 싸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도 노사 합의를 통해 포괄임금제를 8월 1일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임금 인상에는 넥슨의 실적 경신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 매출 3조3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9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히트2 신작 흥행과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안정적 성과 덕분이다. 이에 힘 입어 넥슨게임즈는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전 직군서 300여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다른 게임사들의 성적은 좋지 않다. 넥슨을 제외하면 다수 게임사들이 적자를 기록했거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2021년 연봉 인상 릴레이에 합류했던 게임사들은 고정비인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연봉 인상 릴레이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개발자 영입을 위해 연봉 인상 릴레이 열풍이 불었던 IT·게임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고용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돈이 안되는 사업은 접고, 조직개편을 진행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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