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 PCE 발표 주목…러시아 전쟁 리스크 여전
"인플레이션 둔화 느려져…시장 경각심 유지될 것"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5% 동결에도 국내 증시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에서도 여러 지표들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단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번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남아있는 변수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3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9.26포인트(1.21%) 오른 2446.94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0.5% 내외 상승으로 출발한 뒤 국내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 1% 이상 급등 중이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7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이 이번에 멈춰섰다.
◆PCE 지표·러시아 전쟁 리스크 등 변수
다만 시장은 여전히 물가와 금리 변수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이날 한은 역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6.4%로 나와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1월 생산자물가(PPI)도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해 시장 예상치 5.4%를 뛰어 넘었다.
시장은 24일 발표될 1월 PCE에 주목하고 있다. PCE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남아있는 물가 변수가 많다"며 "PCE는 CPI에 비해 주거비 비중이 낮아 CPI 만큼 강하게 나오진 않을 것 같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굉장히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 것이기 때문에 시장 경각심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1년째를 맞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도 물가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감이 고조되면 유가, 에너지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이나 러시아의 올 봄 대공세 가능성 등은 여전히 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도사리고 있다.
◆3월 FOMC 향방은
이 같은 변수들이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어떻게 움직일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또 다시 금리의 가파른 인상이 단행되진 않겠지만 큰 기대감을 갖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메시지를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연준 스탠스는 여전히 매파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파월 의장이 스스로 디스인플레이션의 단어를 선택한 건 분명하지만 영원히 인상할 수 없단 의미일 뿐 완화적 스탠스로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또 "채권시장에서 시장 금리 반응과 위험자산 가격 상승은 마치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며 "투자자의 기대와 현실적인 정책 속도 사이에 간극을 좁히는 조정 작업이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여러 변수들이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흘러가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단 신호를 준다면, 국내 증시가 인플레이션 최대 피해자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인 수급은 경기 상황, 외환 시장 등의 영향도 받지만 미국 물가와도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며 "특히 이번 인플레이션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 대란 우려의 형태로 반영됐기에 에너지 가격 하락 및 물가 하락이 국내 증시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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