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레 벙 프랑세' 폴 메이어 "목관5중주, 각각 소리 발견하면 즐거움 느낄 것"

기사등록 2023/02/23 06:00:00 최종수정 2023/03/18 10:37:14

3월1일 롯데콘서트홀서 5년만의 내한공연

서울시향 부지휘자 지내…"한국 연주 고대"

클라리넷연주자 폴 메이어 ⓒShin Yamagishi.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가볍게 즐기는 마음을 가지고 악기들의 '소리'를 발견하세요. 목관5중주에선 하나의 악기가 각각의 파트를 연주하기 때문에 대규모 교약악단에 비해 소리가 훨씬 더 명확합니다. 각 악기가 내는 소리를 찾다보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목관 5중주'는 인간의 숨결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실내악이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악 불모지'로 불릴 정도로 관악 공연이 흔치 않다. 세계 정상급 목관 앙상블 '레 벙 프랑세'의 내한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레 벙 프랑세를 이끌고 있는 클라리넷 연주자 폴 메이어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다음달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뤄질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목관 앙상블을 즐기는 팁도 전했다.

"플루트는 가장 높은 음역대를 맡고, 오보에 역시 고음이죠. 클라리넷만큼의 저음을 내지는 않습니다. 호른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사운드를 가지고 있죠. 목관악기라는 이름으로 같은 구성원에 속하지만 전부 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목소리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이런 목소리들이 함께 어우어져 여러 색깔을 만들어내고 조화를 이루는 거죠."

'레 벙 프랑세'는 프랑스의 바람이라는 의미다. 프랑스 최고 문화 훈장인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폴 메이어와 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그의 오랜 친구 엠마누엘 파후드(플루트), 프랑수아 를뢰(오보에), 라도반 블라트코비치(호른), 질베르 오댕(바순), 에릭 르 사쥬(피아노)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리는 연주를 들려준다. 명곡임에도 자주 연주되지 않는 곡을 택해 최고의 실력으로 좋은 연주를 선보인다.

"프랑스 음악에는 색이 가득하죠. 특히 하모니적인 부분에서요. 자세히 살펴보면 유머감각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정들을 강하게 밀어부치지 않죠. 대신 매우 풍부하게 전합니다. 독일 낭만주의와 러시아 음악은 매우 직접적이에요. 비통함을 표현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음악은 얌전하고 단정하죠. 소심함과는 달라요. 프랑스식 겸손함은 예의바름과 유머에 더 가깝죠."
'레 벙 프랑세' 공연 포스터.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작곡가 에릭 탕기의 신곡을 통해 레 벙 프랑세만의 색을 보여줄 예정이다. 프랑스 음악의 진보적 발전을 추구한 프다리우스 미요와 풀랑크의 작품, 베토벤의 피아노 퀸텟, 리게티의 6개의 바가텔도 무대에 올린다. "탕기의 곡을 관객들 앞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새로운 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이죠. 관객들이 좋아하시리라 믿어요."

메이어는 '레 벙 프랑세'가 20년 넘게 사랑받은 비결로 '세계 최정상 솔리스트들의 결합'을 꼽았다.

"플루트, 오보에, 호른, 바순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훌륭한 연주자들이 모였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이들이 함께 모여 연주할 수 있는 저희만의 '결합' 또한 중요한 포인트죠. 멤버들 각자 자신만의 확고한 캐릭터를 갖고 있고, 개성 넘치는 활동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함께 모이면 각각의 경험들이 다른 멤버들의 경험과 맞물리고 공유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게 바로 저희를 새로운 경지에 다다르게 만드는 결합이 아닐까 합니다."

폴 메이어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2006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 겸 목관 트레이너로 임명됐고, 정명훈 음악감독과 세 시즌 동안 호흡을 맞췄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연주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서울에서 오랜 시간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죠. 정명훈 음악감독과 함께 한 시간들은 제게는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서울에는 정말 많은 추억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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