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자 단 2명…소집 안내 메일 제목은 '골프 토너먼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행정부 최고위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순방은 수개월에 걸쳐 치밀하게 계획됐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키이우에 미국의 지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순방 일정은 철저히 비밀리에 추진됐으며,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키이우 일부 지역을 현지 당국이 통제하기 시작하고서야 관련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는 게 WSJ의 전언이다.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NSC), 비밀경호국에서 극소수만 이를 알았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워싱턴DC 한 식당에서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으며, 그후 19일 새벽 3시30분께 백악관에서 차를 타고 이동,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의 여정을 시작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 순방에는 10여 명의 기자가 동행하지만, 이번 순방에는 두 명만 동행했다. 동행 기자들은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에게 사전에 키이우 방문 사실을 들었지만, 소집 메일은 '골프 토너먼트 도착 안내'라는 제목이었다.
오전 2시께 모인 동행 기자들은 휴대전화를 넘기라는 지시를 받았고, 보안상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 위치를 실시간 보고하지도 못했으며, 기밀서약도 했다고 한다.
이번 순방은 백악관 사전 일정에도 없었다. 백악관이 배포한 20일 일정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6시40분에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 오후 7시에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난다고 적혀 있다.
순방에 동행한 참모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젠 오맬리 딜런 부비서실장, 개인 보좌관인 애니 토머시니다.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발하기 몇 시간 전 러시아 측에는 순방 사실을 알렸으나, 러시아 측이 당시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순방은 비행기와 열차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앤드루스에서 독일 램스테인 공군기지로 전용기를 타고 여정을 시작했다. 사용한 전용기는 에어포스 C-32로, 통상 사용하는 에어포스원보다 작은 국내 여행용 보잉 757 모델이었다고 한다.
통상 '에어포스원'으로 칭하는 대통령기 콜사인은 '특별공중임무(Special Air Mission)'의 약자를 딴 'SAM060'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4시15분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램스테인 공군기지에서는 급유가 이뤄졌는데, 탑승자들은 내리지 않았고, 창문은 모두 가려져 있었다. 이후 어둠이 깔릴 때까지 기다린 이들은 다음 목적지인 폴란드 AF1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구간 비행은 중계기(트랜스폰더)를 끄고 이뤄졌다.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주로 이뤄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이동수단은 기차로 바뀌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날이 밝아오던 20일 오전 8시7분께 키이우에 발을 들였다.
역에서 내린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에 돌아와 좋다"라고 말했다. 그가 키이우에 머무는 동안 미 공군의 공중조기경보기 E-3 센트리와 정찰기인 RC- RC-135W가 삼엄한 감시를 이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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