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빠른데 전력 효율도 5배"…정부가 꿈꾸는 '6G' 어떤 모습?

기사등록 2023/02/21 05:00:00 최종수정 2023/02/21 06:00:48

과기정통부, 'K-네트워크 2030 전략' 기반 6G R&D 계획 수립

2028년까지 6G 투자 8170억원 단행…이르면 2028년 상용화

6G는 '어퍼-미드' 주파수로…7~24㎓ 대역으로 용량·범위 다 잡는다

UAM 이용해 공중 범위도 3배 넓게…핵심 부품 국산화도 추진

[서울=뉴시스] 6G 관련 이미지. (사진=TTA) 2022.9.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부가 5년 후 6G(6세대 이동통신)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선다.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다가오는 6G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기존 5G 대비 속도는 10배 가량 빠르면서 전력 효율은 보다 높인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오전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상정하고 미래 네트워크 발전 전략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의 핵심인 6G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소·부·장 및 오픈랜 기술개발까지 병행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5G 선도한 中 vs 6G에 30조 붓는 美…글로벌 패권 경쟁 속 韓도 6G 표준 개발
 
5G 시대에는 화웨이를 앞세운 중국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5G 특허 보유 기업 가운데 1위는 15.4%의 화웨이였고, 글로벌 5G 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8.6%)와 ZTE(19.1%) 등 중국 제조사가 47.7%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5G에서는 이미 압도적 우위를 점한 중국의 독점을 견제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6G 시대에서는 기술·표준 등을 선점하고자 우방국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021년 약 30조원 규모의 6G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또한 최소 5807억원의 6G 투자를 준비 중이고, 유럽연합(EU)도 약 1조2000억원의 대규모 6G R&D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통신 투자가 비교적 적었던 일본 또한 6G에는 6537억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 또한 6G 핵심기술개발사업(`21~`25)에 약 1917억원, 차세대 네트워크 산업기술개발사업(`24~`28)에 약 6252억원 등 총 8170억원의 6G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후보 기술 연구 단계를 넘어 올해 ITU의 주파수 표준화 등이 본격화되는 등 6G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관련 R&D가 시급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2024~2025년에는 6G와 관련한 기술 요구사항, 후보기술, 표준기술 등 3GPP 표준화를 진행하고 2026~2027년에는 6G 표준 기반 상용 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2028~2030년께에는 6G 상용화가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상용화 시점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저궤도 위성통신망 개념도.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2022.10.3 *재판매 및 DB 금지
◆6G, '테라헤르츠' 아닌 7~24㎓ '어퍼-미드 대역'서 운영…E-MIMO 기술로 용량 10배 확장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른바 '무선 통신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6G의 주파수 대역은 '어퍼-미드(Upper-mid) 대역'으로 설정된다. 5G 주파수의 두 대역인 3.5㎓ 미드 대역의 용량 한계와 28㎓ mm 웨이브 대역의 커버리지 한계를 모두 극복하는 7~24㎓ 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용량-고커버리지 통신 기술이 6G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6G에서는 100㎓를 넘어서는 테라헤르츠(㎔) 대역이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8㎓의 사례에서 보듯 이같은 고대역 주파수는 용량이 큰 만큼 커버리지가 굉장히 좁고, 건물 등의 벽을 통과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이에 지난해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FCC 의장이 직접 7~15㎓ 중대역 주파수의 검토를 언급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ITU가 어퍼-미드 대역의 중요성을 포함한 6G 비전의 초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에릭슨, 퀄컴, 노키아 등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도 6G 기술의 현실화를 위해 어퍼-미드 대역의 필요성을 제시해왔다. 올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ITU의 6G 표준화도 이같은 주파수 대역을 기준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3.5㎓ 대비 고주파인 어퍼-미드 대역을 기반으로 대용량·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초대량 안테나 소자 바탕의 '익스트림 매시브 MIMO(E-MIMO)'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E-MIMO 기술이 실현되면 현재 5G 거대 MIMO보다 기지국 용량이 10배 확장되며 인터넷 접속 속도 등도 10배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최저 100Mbps, 최고 3~4Gbps인 속도가 최저 1Gbps, 최고 100Gbps 수준으로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처럼 용량은 빨라지면서 에너지 효율은 5배 높아진다. 속도는 10배 빨라지면서도 전력 소모는 현재의 2배 수준일 것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분석이다.
[서울=뉴시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K-네트워크 2030 전략' 발표 행사에 앞서 삼성전자 측의 6G 관련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오픈랜·AI 등 소프트웨어 중심 망 구축도 추진…6G 공급망서 외산 의존도 낮춘다

6G 시대에는 위성망이 핵심이 되는 만큼 5G보다 공중 커버리지의 범위도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5G의 경우 지상에서부터 320m 수준인 공중 커버리지를 UAM(도심항공교통)과 UAV(무인항공기) 등을 통해 1㎞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클라우드,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당초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기지국 장비는 하드웨어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6G 기지국은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화·개방화·지능화 기술이 적용되는 오픈랜 장비로 구성될 전망이다.

기존에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화가 일부 진행된 5G 모바일 코어 기능도 유연성·고가용성·고성능을 갖춘 클라우드 네이티브 모바일 코어망 소프트웨어로 진화시킨다. 아울러 AI 기술을 5G 망에 적용하려는 현재의 시도를 전면 확대해 6G에서는 'AI 네이티브'를 적용해 네트워크 성능의 최적화와 완전 자동화를 구현한다. 특히 6G 네트워크에서는 최근 보다 떠오르고 있는 AI반도체까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에 발맞춰 6G 상용화를 조기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의 6G 관련 인프라 공급망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네트워크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며 관련 안보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해외 의존도를 낮춘다는 목표다.

실제로 5G 단말의 경우 핵심 부품인 RF FEM 등의 95%를 외산이 차지하고 있고, 5G 기지국의 고가 RF 부품도 외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5G 광통신의 경우엔 광원소자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6G에서는 단말·기지국·광통신 등에 쓰이는 핵심부품 9종을 모두 국산화해 공급망 안보를 강화하고 보다 건강한 통신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투자를 기반으로 6G 기술을 연국개발해 정식 상용화에 앞서 2026년 선제적으로 6G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Pre-6G 시연(Pre-6G Vision Fest 2026)'을 국제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6G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고,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부다.

6G를 중심으로 하는 K-네트워크 2030 전략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가 네트워크에서 그동안 강점을 지녀왔지만 치열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K-네트워크 2030 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발전적 지혜와 대안이 모이길 희망하며, 차세대 네트워크 모범국가 실현을 위해 한마음으로 모두가 발걸음을 같이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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