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가스공사 미수금 12조 우려…에너지 요금 인상 추진"

기사등록 2023/02/20 15:00:00 최종수정 2023/02/20 16:45:47

"미수금 누적되며 어려워져, 바람직하지 않아"

"저소비 국민행태 바뀌려면 가격 시그널 필요"

"3~4가지 중요 지표 움직임 살피며 종합 결정"

속도 조절?…"감내 수준으로 요금 운용하잔 뜻"

[서울=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이 올해 1월 10조원에서 12조원까지 불어날 우려가 있다. 원가 이하 요금 하에서 적자가 계속 누적될 수 밖에 없다"며 "과거 (미수금이 누적된 상황이 지금의) 어려움을 만든 상황을 볼 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요금 인상 요인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기자들이 3월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관련해 추가로 동결을 염두하고 있는지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취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요금 인상폭과 시기의 속도를 조절할 것을 언급했는데, 산업부는 그동안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곧 3월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3~4가지 지표인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 한국전력·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와 미수금이 늘어나는 상태, 물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는 원가 회수율이 70% 초반 정도, 가스는 60%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미수금과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점진적인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미수금과 적자가 늘어나는 정도를 면밀히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2.15. yesphoto@newsis.com

이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에너지 고효율 저소비 구조로 산업 구조나 국민 생활 행태가 바뀌려면 어느 정도 가격 (인상) 시그널이 필요하다"며 "언제든지 에너지 위기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취재진이 (인상을 하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인지 묻자 "앞서 언급한 3~4가지 중요한 지표의 움직임을 고려해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요금을 운용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다.

2분기 에너지 요금 인상 수준을 결정할 국제 에너지 가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묻자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큰 요인은 두 가지"라고 답했다.

그는 "첫째는 에너지 수요다. 최근 가격이 단기적으로 내려갔는데, 유럽에서는 날씨가 예상 외로 따뜻해서 에너지 수요가 줄고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주춤하자 에너지 소비가 둔화됐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글로벌 전쟁이 큰 관심사다. 이처럼 국제 에너지 가격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인상 과정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이 생길 수 있는데 최대한으로 두텁게,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지원하겠다"며 "지난해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1000억원이었는데, 올들어 2000억원으로 올렸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지원책을 펼치는 투트랙 정책으로 에너지 위기를 정공법으로 넘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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