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제주4·3 역사 교육의 장으로

기사등록 2023/02/14 17:29:09

도, 후손들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제주=뉴시스] 제주4·3 당시 군경 토벌대의 총격으로 아래턱을 소실한 채 살아가다 지난 2004년 별세한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의 생전 모습.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제주4·3의 상징적 인물인 고(故) 진아영 할머니의 삶터가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의 삶터를 후손들의 뜻에 따라 기부채납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진 할머니는 제주4·3 당시 토벌대 총격으로 아래 턱을 잃었다. 4·3 후유증을 55년간 홀로 삭여 부상당한 턱을 하얀 무명천을 가리면서 ‘무명천 할머니’로 불렸고 지난 2004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도에 따르면 2017년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회’가 설립됐고 이듬해 할머니가 살던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자택이 ‘삶터’로 개소했다. 삶터는 93㎡ 부지에 건물 18.36㎡로 진 할머니가 생전에 사용한 집기류가 보존돼 있다. 생전의 다큐멘터리 영상과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방명록이 전시됐다.

도는 민간 차원에서 삶터 관리가 어려워 매입하려 했지만 상속권자가 없어 소유권 이전이 불가해 매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여 동안 후손과 월령리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한 결과 후손들의 관심 및 적극적인 삶터 보존 의지로 인해 기부채납됐다고 부연했다.

도는 이에 따라 진 할머니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방안을 모색, 삶터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조상범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후손들의 뜻깊은 기부채납으로 4·3의 기억을 보존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진 할머니의 삶터가 4·3 역사교육의 장으로 보존·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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