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가 최고급 폰 화면으로"…갤S23에 숨겨진 '재활용' 비법

기사등록 2023/02/13 13:33:24 최종수정 2023/02/13 13:37:48

갤S23 시리즈, S22 대비 재활용 부품 2배 탑재…내·외장 12개 달해

폐어망 이어 폐페트병·알루미늄·유리 등까지 신규 적용

재활용 유리로 만든 '코닝 글라스'…역대 갤럭시 폰 중 최고 내구도

"205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100% 적용…소비자 부담 전가 안한다"

[서울=뉴시스]갤럭시 S23 울트라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 부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폐어망으로 만든 S펜 커버, 폐생수통으로 만든 볼륨키, 폐페트병으로 만든 외장 케이스,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든 SIM 카드 트레이, 파유리로 만든 역대 최고 내구도의 외장 화면 글라스.

삼성전자의 최신형 플래그십폰 '갤럭시 S23 울트라'에 담긴 재활용 부품들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최소화하기 위해 재활용 부품 활용 범위를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재활용 부품 사용 확대에 자연히 따라오는 원가 상승 문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고, 가격 인상과 같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 친환경 기술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부사장)이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친환경 가치와 기술 혁신'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부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진행된 '갤럭시 S23 시리즈 친환경 기술 브리핑'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친환경 가치와 기술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갤S23, 재활용 부품 전작 대비 2배 확대…내구성·미학 살려 외장재까지 적용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 혁신 및 파트너사와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재활용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제품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2 울트라에 총 6개의 재활용 소재 부품이 적용됐던 것에 이어 올해 갤럭시 S23 울트라에는 2배에 달하는 12개가 탑재된 것이 대표적이다. 하위 모델인 일반형과 플러스 제품에도 11개의 재활용 부품이 담겼다.

특히 S23 시리즈에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폰 최초로 외장재에까지 재활용 소재가 적용됐고, 전작에 적용된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에 더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재활용 알루미늄, 재활용 글라스까지 신규 적용됐다.

부문별로 보면 ▲폐생수병의 경우 상단 스피커·사이드키·볼륨키·하단 스피커 ▲폐어망은 내부 S펜 커버·하단 스피커 로우어(Lower) 파트 ▲폐페트병은 케이스 프론트·후면 글라스 내부 데코 필름 ▲재활용 유리는 전면·후면 글라스 ▲폐알루미늄은 심(SIM)카드 트레이·사이드키·볼륨키 등에 활용됐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재활용 소재 활용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기존 부품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적용 가능한 부품을 선별했고, 유리와 메탈 등 신규 재활용 소재 적용을 위해 각 소재의 특성을 고려한 신규 공정을 추가 진행하는 등 재활용 소재를 혁신해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S23 시리즈에서 최초로 시작된 재활용 부품의 외장재 적용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장재와 달리 '외부 손상으로부터의 보호', '컬러 구현' 등 내구성과 미학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함과 동시에 재활용 소재가 품질 규격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시리즈에 적용한 '재활용 부품' 제작 과정.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파트너사 협력으로 원가 인상 줄이고 성능은 강화…"소비자 부담 전가 없을 것"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면 처리과정 등으로 인해 제품의 원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재활용 소재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S23 시리즈의 전·후면 외장 글라스에는 공정 중 발생하는 유리 부산물(파유리)을 재활용한 소재가 평균 22% 포함됐는데, 이 글라스는 뛰어난 내구성의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2'로 재탄생했다.

S23 시리즈에 최초 적용된 이 글라스가 삼성전자와 파트너사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소재 혁신의 대표 사례라는 게 박 부사장의 설명이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2는 파유리를 수거한 뒤 투명도 등을 높이고 내구성을 높이는 화학 강화 공정 등을 거쳐 만들어졌는데, 역대 갤럭시폰에 탑재된 화면 글라스 중 내구성이 가장 강하다.

또한 박 부사장은 "재활용 부품을 적용하면 기본적으로 가격에 대한 압박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저희는 일정 부분 기업의 사회적 공헌·책임이라는 측면이라고 보고 있다"며 "개발 입장에서도 매년 부품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서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고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는 게 목표다. 이번 S23 시리즈도 재활용 부품 때문에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이 전가된 건 없고, 이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갤럭시 S23 울트라에 적용된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부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제품 패키지도 모두 재활용 종이로…"2050년까지 스마트폰 전 제품에 100% 재활용 플라스틱 적용"

기기 뿐만이 아니다. S23 시리즈의 패키지 박스에는 100% 재활용 종이가 사용됐다. 특히 제품 전·후면에 부착되던 플라스틱 필름도 100% 재활용 종이로 변경됐다.

기존에 패키지에서 사용됐던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재활용 소재로 교체했고, 패키지 자체도 소형화·경량화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 패키지 내 일회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바 있다. 향후에도 2025년까지 갤럭시의 모든 제품 패키지에 플라스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제조돼 영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S23 울트라 기준 제품 생애주기에서의 탄소 발생량은 70.557㎏ CO2 eq(이산화탄소 환산량)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제품 본체와 패키지 모두에 재활용 부품을 적용해 이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비전을 수립·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스마트폰 전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50%, 2050년까지는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하고자 한다"며 "현재 이같은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이 아주 쉽진 않겠지만 저희 회사 팀원들,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업과 협조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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