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제한·화장실 불편…휴일 갑작스런 단수, 큰 혼란

기사등록 2023/02/12 15:30:07 최종수정 2023/02/12 15:34:36

물 5만t 유출…"제한급수 위기에 관리했어야"

시민들 욕조에 물받기..."미리 안내했어야" 분통

자영업자 예약손님 돌려보내고, 커피류도 제한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전 광주 남구 덕남정수장 내 상수도 밸브가 고장 나 잠겼다. 정화된 물이 배수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정수장 밖으로 흘러 넘치고 있다. 배수지 급수도 중단됐다. (사진 = 광주 남구 제공) 2023.0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광주 남구 덕남정수장 밸브 고장으로 서구·남구·광산구 일대 수돗물 공급이 끊겨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가뭄으로 제한 급수가 예상되는 상황에 소중한 물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0분께 주암호에서 광주 남구 덕남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상수도 수압 밸브가 고장났다.

덕남정수장이 맑은 물을 내보내는 서구·남구·광산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물 공급이 중단됐다.

단수되기 1시간 20여분 전 안내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뒤늦은 단수 통보에 불편을 호소하며 신속한 복구를 바랐다.

일부 시민은 장시간 단수를 우려하며 욕조에 급히 물을 받았다. 단수 직전 설거지나 세탁을 마치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구 치평동 주민 공모(56·여)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이후 광주시 예고 문자를 보고서야 단수 소식을 접했다"며 "물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에서 오후 1시 정각이 되니 일체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 용변 문제와 주중에 밀린 빨래도 못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서구에 사는 직장인 송모(34·여)씨는 "언제쯤 급수가 정상화되는 지도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시에서 시민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전 광주 남구 덕남정수장 내 상수도 밸브가 고장 나 잠겼다. 정화된 물이 배수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정수장 밖으로 흘러 넘치고 있다. (사진 = 광주 남구 제공) 2023.0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식당·카페와 목욕탕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자영업자들도 영업에 차질을 겪었다.

서구 한 대형 브런치 카페는 단수 소식 이후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흙탕물이 섞여나온 탓에 커피를 내리는 기계가 고장날까 염려, 커피류도 일체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남구 주월동 한 목욕탕에선 '단수됐는데 영업하느냐'는 문의전화가 30통이나 빗발쳤다.

광산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식자재 다듬고 저녁 장사를 준비해야하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크다"면서 "단수라도 되면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수장 밸브가 고장나면서 이날 오전까지 약 5만t의 수돗물이 도로로 새어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에 따른 제한 급수 위기로 절수 운동 중인 상황에 물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1)씨는 "자영업자로서 단수 운동 적극 동참해왔다"며 "단수는 카페 운영 중단과 직결돼 우려하고 있었으나 이번 일로 제한 급수 일정이 당겨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누리꾼들도 '시민들은 물을 아껴쓰고 있는데,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속한 복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덕남정수장은 하루 평균 26만t을 정수해 서구·남구·광산구로 보내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돗물 20%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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