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등 조기 노출이 알레르기 발생 낮출 수 있어
첫 섭취시 이상 징후 살펴야…피부·호흡기 등 관찰
의학계, 조기 노출 권고로 전환…전문의 진단 필요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계란 알레르기는 영유아를 둔 부모가 가장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다. 식품 알레르기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 중에 하나가 계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면서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아이에게 계란 먹이기를 두고 부모 간에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9일 식품영양학계 의견을 종합하면 알레르기 유발이 걱정되는 식품은 피하지 말고 노출시키는 것만으로 식품 알레르기 발생을 낮출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땅콩, 달걀, 우유, 해산물 등을 섭취했을 때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영·유아의 5∼7%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반응을 잘 일으키는 식품으로 계란, 우유, 땅콩, 견과류, 조개류, 토마토, 복숭아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걱정으로 식품 섭취를 미루기보다는 생후 4~6개월부터 먹이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멀리하고 첫 노출 시기를 늦추는 것을 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해당 식품들을 빨리 접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 교수팀은 2015년 관련 연구를 통해 “아기의 이유식은 생후 4∼6개월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달걀·우유·콩·밀·생선·조개류 등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잦은 식품도 생후 4∼6개월엔 먹이기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또 “부모, 형제 중 한 명 이상이 알레르기 병력을 가진,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라 할지라도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회피하거나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 소아과학회도 “우유·달걀·땅콩·생선·견과류 등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식품의 섭취를 늦추도록 권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우유는 1세, 달걀은 2세, 땅콩·견과류·생선은 3세 이후부터 먹이기 시작하라”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한 노출이 늦어질수록 해당 식품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영유아가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처음 먹었다면 이상 징후는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섭취 직후부터 통상 2시간 이내에 이상 증상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피부, 소화기, 호흡기 등 다양한 기관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경우 해당 식품의 섭취를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 부모의 판단만으로 해당 음식 섭취를 중단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에 음식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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