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생명 구하려고 시간과 싸움"
"대피소, 음식, 깨끗한 물, 의료서비스 필요해"
지진 대응 관리자 "지진보다 큰 피해 가능성"
시리아, 내전·지진 겹쳐 콜레라 등 질병 악화
[서울=뉴시스]이명동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보다 2차 보건 위기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AFP통신은 WHO가 8일(현지시간) 지진 여파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여파로 2차 보건 위기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진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불리한)기상 조건과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시간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으로 인한 부상뿐 아니라 다른 보건상의 필요에 맞는 대피소, 음식,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홀든 WHO 지진 대응 관리자는 "우리는 실제로 2차 재앙을 볼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수색, 구조와 같은 속도와 중요도로 대응하지 않으면 지진 자체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장이 인명 구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초기 재난(지진) 생존자가 계속 살아남기 위해 확실히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끔찍하게 악화한 상황에서 많은 생존자가 야외에 남아있다"면서 생존자에 대한 식수, 연료, 전기, 통신 공급 부족 실태를 전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8월 말부터 시리아에서 콜레라 환자가 약 8만5000명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홍역과 콜레라 창궐로 악화한 시리아의 보건 상황에 주목할 것을 촉구했다.
아델하이트 마르샹 WHO 비상대책관도 생존자가 현재 직면한 위험에 설명을 보탰다. 마르샹 비상대책관은 지진 여파로 "근본적인 건강 위험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명한 우려"를 제기했다.
내전 영향으로 의료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 지진까지 겹치자 만성 질환과 비전염성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수년 동안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에서 관찰되는 호흡기 질환과 설사, 콜레라 등 감염성 질환, 장애, 환부 2차 감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의료 지원을 위한 비행기 한 대가 이스탄불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향해 지원기 한 대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고 추가 비행기도 계획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77개국, 13개 국제 응급 의료팀이 피해 지역에 배치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8 강진과 규모 4.0 이상의 125차례 여진은 인명, 물적 피해를 양산했다. 현재 사망자 수는 튀르키예 1만2000여명, 시리아 3480여명으로 보고돼 1만5000명 수준을 넘겼다. 수색·구조가 진행하면서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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