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사서 전세놨나…화성·영통·송도 갭투자 거래 늘어

기사등록 2023/02/09 06:00:00

GTX 호재에 급등·급락한 지역들, 갭투자 상위권

투자자 '줍줍' 했나…1억 이하 소액 갭도 많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3.02.03. bluesd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화성 동탄, 수원 영통, 인천 송도 등 최근 급매 거래로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서 갭투자 거래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서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을 조회한 결과 경기 화성, 경기 평택, 수원 영통, 세종, 창원 성산, 인천 연수 등이 차례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번 하락장에서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내린 실거래가 여러 건 등록되면서 집값이 크게 내린 지역들이다.

세종시는 지난 한 해 동안의 누적 하락률이 -16.74%에 달했고, 인천 연수(-15.10%), 수원 영통(-14.99%), 화성(-13.22%) 등도 10% 넘게 떨어졌다. 1·3대책 발표 후 서울 등에서는 하락폭이 눈에 띄게 축소되는 모습이지만, 지난달 30일 기준 화성(-1.01%), 세종(-1.00%), 영통(-0.83%) 등은 아직 주간 하락률이 1%대 내외에 머물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도 크지 않아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했다. 2328세대 대단지 수원 영통구 매탄동 현대힐스테이트(2006년 준공) 전용 59㎡는 한때 6억5000만원까지 갔다가 지난해 말 4억2800만원에 팔렸는데, 이 매물 전세가 3억8500만원이라 갭이 4300만원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호재 등으로 급등했다 급락한 송도도 갭투자자들의 주요 타깃이다. 2610세대 대단지 송도더샵센트럴시티(2018년 준공) 전용 59㎡는 2021년 8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말 4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집의 전세가는 4억1000만원으로 8500만원의 갭이 있다. 노후아파트의 갭은 더 적다. 연수구 동춘동 동남아파트(1994년 준공)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각각 2억1500만원, 2억원으로 1500만원밖에 차이가 안 난다.

하락 폭이 큰 지역에서 갭투자도 많았다는 것은 싸게 내놓은 급매물 중 상당수가 실거주 수요자보다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급등기에 교통 호재가 과도하게 집값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매도자가 반드시 팔아야 해서 값을 크게 낮춘 매물일 경우 더 이상의 하방 압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하락장이라 선뜻 매수에 나서기 어렵긴 하지만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전세를 끼고 장만해 뒀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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