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비중 늘어났다면 요금부담 경감됐을 것"
文요금인상 묵살? "경제 현상 제대로 인식 못해"
"(경제 외) 다른 여러 가지 고려 있지 않았을까"
"가격 서서히 오르면 반영해야 폭탄요금 피해"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이 난방비나 전기 요금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21년 하반기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했다면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일 대정부질문에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난방비 폭탄의 원인이라는 것이 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나왔다"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석탄 발전이나 원전 건설 지원(을 하지 않는) 탈원전 정책은 당연히 다른 발전원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늘리기 때문에 요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지난해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2309만t(톤)으로 2배 급증했다. 예정대로 원전이 신규 건설됐다면 가스요금 폭탄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지 않았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원전 건설로 비중이 늘어났다면 LNG비중이 줄어들면서 당연히 가스와 전기요금 부담이 경감됐을 것"이라고 재차 답했다.
가스공사가 장기계약 외에 가스를 현물로 구매하는 비중을 묻자 "장기계약 비중이 30%, 현물구매 29%다. 현물구매 비중은 지난 2020년 12%에서 지난해 29%로 2.5%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현물로 구매하는 것이 더 비싸다"며 "2021~2022년께 석탄과 원전 비중이 많이 줄어들면서 LNG발전 비중이 상당히 늘었다. 이 때문에 값비싼 LNG수입이 늘어나면서 현물 구매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의 수요예측 실패라는 뜻인지 묻자, 이 장관은 "수요예측 부분에서 LNG정책이 많이 바뀌었다. 석탄을 줄이고 원전 비중이 줄어들면서 LNG비중이 늘어난 정책 변화 때문에 수요예측은 맞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한 의원이 전 정부의 '난방비 인상 요청 묵살'을 지적하자, 이 장관은 "지난 2021년부터 국제 LNG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반기부터 급격히 올랐다"며 "(인상하지 않은 이유로) 그 외 다른 고려가 여러 가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제가격이 급등하면 이를 요금에 바로 다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오를 때는 그때 그때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 소위 요금 폭탄을 형성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이 "전 정부의 정치적 의도도 있겠지만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등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은 책임도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산업부와 기재부 등 정부 부처 간 의견이 제대로 모아지지 않았거나, 협의할 때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또 다른 난방비 폭탄 원인으로 민간 직수입 발전사보다 비싸게 가스를 구입한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가스공사가 단일 기업으로 천연가스 수입량 세계 1위이지 지난해 민간 직수입 발전사보다 58% 비싸게 가스를 구입한 이유를 묻자 이 장관은 "대규모 구매자는 규모의 경제의 힘으로 싸게 사올 수 있는 가격 협상력이 있다. 하지만 국제가격이 싸든 비싸든 관계없이 가스공사가 일정 수준(의 물량을) 비축하면서 의무 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가) 마음대로 국제 가격이 쌀 때 사고, 비쌀 때는 안 사기로 결정하기가 어렵다. 가스공사는 법에 따라 가스를 공급할 의무가 있다 보니, 상당 부분 높은 가격으로 구입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의 2340여억원의 배당과 낮은 기관경영평가 등급에도 임직원의 성과금 등을 지적하며 방만경영을 문제 삼자 "배당 성과금은 공공경영 평가 관련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가스공사의 미수금 우려로 요금을 급격히 인상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재부와 협의해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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