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총리, 여당에 '성소수자 배려 법안' 발의 준비 지시

기사등록 2023/02/07 10:07:42 최종수정 2023/02/07 10:09:47

자민당 간사장 "포용 사회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

정치권 내 LGBT 배려 기류 있지만 여당 일각 반발 적지 않아

[도쿄=AP/뉴시스]아라이 마사요시(사진 왼쪽) 총리비서관이 2022년 12월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옆을 걷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기자들에게 아라이 비서관이 성적 소수자에 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한 후 해고됐다고 말했다. 2023.02.0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 증진을 도모하는 법안의 국회 제출 준비를 집권 자민당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산케이신문이 7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2021년에 자민당을 포함한 초당파 의원연맹이 제출을 목표로 했지만 자민당 일각에서 '차별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문구에 '소송의 남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면서 발의 추진이 보류된 바 있다.

모테기 간사장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자민(자유민주당)으로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성적 지향, 성 정체성에 대한 이해 증진을 도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당파의련의 회장 대리를 맡고 있는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법안)성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LGBT 이해증진법안' 성립을 지지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의원입법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회에서 추진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신중론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공산당에서는 "남의 일 같다. 진심으로 추진하는 입장이라면, 기시다 내각이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일본 공영 NHK는 "동성결혼 차별 발언으로 총리비서관이 경질됨에 따라 여야 양측에서 LGBT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의원입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자민당 내에는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어 조율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여당 내 회의적인 기류를 전했다.

한편 성소수자나 동성결혼에 대한 아라이 마사요시 전 총리비서관의 차별 발언으로 이어진 동성결혼 법제화를 놓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사회가 바뀌어 버리는 과제"라고 한 답변은 총리 스스로 판단해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는데도 총리의 인식은 어긋난다며 야당은 정권의 인권의식을 추궁했다.

마쓰노 관방장관 중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답변안은 법무성이 만들어 총리는 이를 토대로 답변했지만, '사회가 바뀌어 버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질의자와 질의응답을 반복하는 가운데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 총리 스스로 추가한 문구였다고 인정했다.

마쓰노 장관은 총리 답변의 의미에 대해 친족의 범위에 포함되는 분들 사이에 어떤 권리의무관계를 인정하느냐와 같은 국민생활의 기본에 관한 문제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총리 스스로의 판단으로 동성결혼 법제화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시다 총리의 인권 감각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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