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공성 강조에…수수료 없애고 금리 내려

기사등록 2023/02/06 10:55:13 최종수정 2023/02/06 10:57:46

신한, 만 60세 이상 창구 송금 수수료 면제

대출금리 인하에 주담대 금리 상단 6%대

'이자 장사' 눈총…"은행은 공공재" 압박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각종 수수료를 감면하고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이자수익 증가에 지난해 16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만 60세 이상 고객의 창구 송금 수수료를 10일부터 면제할 예정이다.

현재 신한은행의 창구 송금수수료는 금액에 따라 건당 600~3000원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25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층을 위한 창구 이체 수수료 면제는 시중은행 중 처음이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는 5대 은행 모두 면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모바일 앱 '뉴쏠(New SOL)'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이어 KB국민은행도 인터넷·모바일 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지난달 19일부터 모두 면제했다. 우리은행은 8일, 하나은행은 10일부터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모바일 뱅킹 이체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에도 나섰다. 5대 은행은 취약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를 1년 동안 한시 면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중도상환수수료을 받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KCB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의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를 없앴다.

대출금리도 낮추고 있다.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식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4.92~6.89%로 나타났다. 올해 초 8%대를 넘어섰던 금리 상단은 6%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13일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대출금리는 떨어진 것이다.

은행권이 이처럼 수수료와 금리를 낮춘 데는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라는 발언 등도 압박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후 토론회에서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13일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어느정도 여력이 생겼다.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6일 은행의 이익 환원에 대해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기에 이자 수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4대 금융지주는 7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5493억원으로 예상된다. 2021년 순이익(14조5428억원) 대비 약 13.7%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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