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청접수를 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일까지 3일간 7조원 가량이 신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첫날인 30일에만 신청금액이 3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사흘 만에 총 공급규모(39조6000억원)의 약 17.7%가 소진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접수한 '안심전환대출'의 최종 신청금액이 석달여 만에 9조원 수준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인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15일부터 12월 말까지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갈아탈 수 있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공급에 나섰으나, 최종 신청금액이 공급한도인 25조원의 약 38%에 불과한 9조4787억원(7만4931건) 수준에 그친 바 있다.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출시 첫날 2386억원(2406건)이 접수되는 데 그치는 등 3일간 신청금액이 약 7473억원(7966건)으로 1조원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같은 기간 안심전환대출 보다 10배 가까운 신청금액이 접수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신청 기간은 내년 1월 말까지이나, 이 같은 신청 속도가 이어질 경우 조기 마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청 첫날인 지난달 30일 개시 직후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홈페이지에 수천명의 접속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접속자가 몰리는 바람에 1000~3000명의 대기자가 발생하며 10분 이상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접속 대기줄은 수백명대로 줄었다가 오후엔 다시 1000명대로 늘며 적잖은 접속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는 대부분 대기없이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지만, 간헐적으로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막판 금융위원회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수준을 낮춘 것이 수요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적용금리를 '우대형' 4.65~4.95%, 일반형 4.75~5.05%로 결정했으나, 이후 이러한 금리 수준은 오히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보다도 높은 것이 아니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적용금리를 일반형은 연 4.25~4.55%, 우대형은 연 4.15~4.45%으로 기존 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일반형의 경우 연 4.25(10년)~4.55%(50년)가 적용되며, 우대형은 0.1%포인트 낮은 연 4.15~4.45%의 금리가 적용된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약정방식(아낌e)으로 신청하면 추가로 0.1%포인트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우대형 상품의 경우 저소득청년(0.1%포인트), 신혼가구(0.2%포인트), 사회적배려층(0.4%포인트) 등에 대한 우대금리까지 감안하면, 최저 연 3.25~3.55%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아울러 무엇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가격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소득제한이 없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서 제외돼 대출 한도를 늘리는데 유리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부담이 줄어든 데다 그간 DSR에 걸려 대출한도가 부족했거나 전세보증금 반환 등 당장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시중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고정금리 정책상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돼 추후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다른 시중은행 대출상품으로 부담없이 갈아탈 수 있으니 신청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 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 신청은 주금공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 앱을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 대출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는 SC제일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아낌e 금리할인(0.1%포인트)은 적용되지 않는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관심이 높고 많은 이들이 신청을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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