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獨탱크 지원, 전쟁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기사등록 2023/01/26 00:48:49

"獨레오파르트2 지원, 새로운 대결로 몰아 넣어"

"獨 전차 다시 동부전선에…민간인 희생 불가피"

"러·독 관계 돌이킬 수 없는 손상…상호 신뢰 파괴"

크렘린궁 "다른 나토 무기들과 같이 불태워질 것"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는 25일(현지시간) 독일이 자국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 2'를 우크라이나에 전격 지원하기로 한 것에 반발하며 "전쟁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맹비난했다.

CNN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네차예프 주독 러시아 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극도로 위험한 결정은 전쟁을 새로운 수준의 대결로 몰아 넣었다"며 "그러한 일에 개입하길 꺼린다는 독일 정치인들의 발언과도 배치된다"고 비난했다.

네차예프 대사는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된다. 우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외교적 해결에 관심이 없으며 영구적인 확대와 더욱 더 치명적인 무기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한정 부추기기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레드 라인'은 옛 것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2차 세계대전을 꺼내 들며 "독일은 러시아와의 전후 화해의 험난했던 길을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네차예프 대사는 "독일 십자가 표시가 있는 전차는 다시 '동부 전선'에 투입될 것이며 이것은 필연적으로 러시아가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망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결정은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위전이 끝난지 80주년이 되는 시점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독일 북부 집단군이 소련의 제2의 도시였던 레닌그라드를 완전히 포위해 공략하는 작전 계획이었다.

네차예프 대사는 "이번 결정은 남아 있는 상호 신뢰를 파괴하고 이미 한심한 상태인 러·독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히며 가까운 장래에 정상화할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크렘린궁도 독일과 미국 탱크가 우크라이나에 보내진다면 "다른 탱크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불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탱크들이 다른 탱크들과 마찬가지로 불타버릴 것이라고 다시 강조한다"면서 "그들은 오직 비용만 많이 들 것이며 이 모든 것은 주로 유럽 납세자들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 검토와 관련해 "지원을 결정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다른 군사 장비들과 같이 파괴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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