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영양실조 시달리는 야노마미 원주민에 공중보건비상사태 선포

기사등록 2023/01/22 06:24:17 최종수정 2023/01/22 10:19:58

불법 채굴로 말라리아 등 확산…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 29% 급증

룰라 대통령 "영양실조, 있을 수 없는 터무니 없는 상황" 비난

[데미니 마을(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AP/뉴시스]지난 1998년 3월22일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데미니 마을에서 야노마미족 원주민 어린이 2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불법 채굴로 말라리아 등 질병과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아마존 원주민 야노마미족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3.1.22
[브라질리아(브라질)=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브라질 정부가 불법 채굴로 말라리아 등 질병과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아마존 원주민 야노마미족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니시아 트린다데 보건부 장관이 지난 20일 늦은 밤 서명한 이 법령은 만료일이 없으며, 추가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령은 또 담당 팀이 원주민 그룹의 건강과 전반적 복지에 관한 보고서를 게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또 90일의 초기 기간 동안 비서실장이 조정할 여러 부처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했다. 룰라 대통령은 많은 야노마미족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로라이마주 주도 보아 비스타로 향했다.

야노마미족은 브라질에서 가장 큰 원주민 집단으로, 베네수엘라와의 국경과 가까운 아마존 열대우림의 북쪽 지역에 걸쳐 있는 900만㏊(9만㎢) 이상의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인구는 3만명 가량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문가들은 인도주의 및 위생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경종을 울렸었다. 비영리 사회환경연구소가 작성한 '공격받고 있는 야노마미족'이란 보고서는 2021년 이 지역이 전국 말라리아 환자의 50%를 차지했으며, 3000명이 넘는 야노마지족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지적했다.

야노마미족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불법 채굴이다. 운동가들은 특히 원주민 아이들에 대한 살해 위협, 성폭력, 알코올과 약물 남용과 관련 광부들을 비난하고 있다. 같은 보고서는 이 지역에만 광부들이 불법 건설한 활주로가 40개가 넘으며, 정부가 이 지역에 설치한 보건센터 일부도 광부들이 점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초 브라질 보건부는 야노마미 지역에서 특별 보건 임무를 수행할 팀을 구성했다. 룰라 대통령은 영양실조에 걸린 야노마미족 어린들의 충격적 사진을 폭로한 현지 독립 뉴스 사이트의 보도에 따라 로라이마주 방문에 나섰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은 이전 정부에 비해 29%나 급증, 2019∼2022년 사이 570명의 야노마미 어린이들이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했다.

몇몇 장관들과 함께 보아비스타로 향한 룰라 대통령은 야노마미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피해는 있어서는 안 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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