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시장 정상화' 공청회
"불합리한 산업구조·관행 개선"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지난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를 계기로 화물운송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안전운임제 개편 등을 두고 공청회를 진행한다.
국토부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공청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운송시장 구조개선 등을 논의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이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의 주요 내용을 발제하고 패널 토의에서는 화주, 운수사, 차주 등 이해관계자 및 물류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6월과 11월 두 차례 대대적인 집단운송거부를 단행했지만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 대응에 성과 없이 집단운송거부를 종료했다. 결국 지난해 12월31일을 기점으로 기존 안전운임제는 일몰됐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번 기회에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운송사업구조 개선을 논의할 것"이라며 "일몰이 되는 것을 큰일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법이 정해지면 얼마든 소급시킬 수 있고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될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은 지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계기로 안전운임제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지입제 등 화물운송산업의 고질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화물운송산업의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의 단순 연장만으로는 물류 시장에 깊게 뿌리내려 있는 불공정한 관행, 제도개선이 어렵다고 판단, 화물운송시장 전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진단을 바탕으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되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12월20일 운송시장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화주, 운수사, 차주(화물연대 포함)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물류산업 발전 협의체'를 발족해 약 한 달간 안전운임제 개선, 운송시장 구조개선 등 물류산업 전반에 대한 총 8차례의 깊이 있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협의체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종합해 기본방향과 세부과제를 제시할 계획이다.
공청회에서 제안될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의 주요과제로는 그간 협의체에서 중요하게 논의된 내용들이 중점적으로 포함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운송사 운송기능 정상화 ▲기존 안전운임제를 가이드라인 성격의 표준운임제로 개편 ▲차주의 정당한 소득 보장과 편의시설 등 확충 ▲법 집행 강화 등으로 화물차 교통안전 확보 등이 포함됐다.
먼저 운송사의 운송기능을 정상화하고 위수탁차량의 소유권을 보호하는 한편 위수탁차주에 대한 부당행위 근절과 탄력적인 수급조절제 운영 등으로 화물운송사업의 체질 자체를 개선한다. 기존 안전운임제의 경우 운임구조와 명칭, 제재방식 등을 개편하고 운임위 구성 및 운영을 합리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화물차주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유가연동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운송과정 관리를 강화하며, 세제 등 차주에 대한 직접지원 방안을 강화하고 화물차주 편의시설도 확대한다는 내용이 방안에 포함됐다. 아울러 화물차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판스프링 등 안전사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과적에 대한 책임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수십년에 걸쳐 화물운송시장 내 고착화된 지입제 등 불합리한 산업구조와 부당한 관행들이 대폭 개선되며, 이에 따라 화물운송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공정경쟁과 상생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일감 제공 없이 위수탁료에만 의존하는 위수탁전문회사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화물운송시장 내에 만연한 번호판 사용료 미반환, 대·폐차 비용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이 근절되고, 차주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전반적인 소득상승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운송 기능을 갖춘 건전한 운송사들만이 시장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여건이 조성됨에 따라 화물운송시장의 정상화도 기대된다. 운영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도 대폭 개선해 화물차주의 실질소득은 보전하면서도, 규제를 합리화하고 객관성을 높인 표준운임제로 개선함에 따라 화주-운송사-화물차주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여 상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그 밖에도 화물운임·유가 연동제, 화물차 휴게시설 확충, 각종 금융지원 강화 등을 통해 화물차주들의 전반적인 복지도 증진되는 한편, DTG 등 데이터 기반 안전 강화, 판스프링 등 불법 개조 및 과적 처벌강화 등을 통해 아직도 빈번한 화물자동차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협의체 논의 결과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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