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내집 마련' 기대감…'영끌족' 양산 우려도

기사등록 2023/01/11 12:18:57 최종수정 2023/01/11 13:52:38

5억 빌리면 4~5%대 금리도 매달 200만원 넘게 갚아야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는 매력적…무리한 대출 부추길 수도

[서울=뉴시스]목동아파트 전경.
[서울=뉴시스] 이정필 이주혜 기자 = 정부가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으면서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자 부담을 감당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기존의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1년간 한시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상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가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이용 가능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미적용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경우 지역별·주택유형별 구분 없이 LTV 80%와 DTI 60%가 일괄 적용된다.

금리는 주택가격 6억 이하이거나 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하일 경우 4.65~4.95%가 적용된다. 주택가격이 6억원을 넘거나 부부합산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면 4.75~5.05%가 적용된다. 만기는 10년부터 50년까지 6가지가 있다. 만 39세 이하는 만기 40년, 34세 이하는 50년을 선택할 수 있다.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는 만기 40년과 50년 모두 가능하다.

정부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고정금리 대출을 장기간 이용 가능해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에게 주택 마련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시중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대비 평균 약 0.4~0.9%포인트 낮은 금리의 대출을 최장 50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 집 마련과 기존대출 상환, 전세금 반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한다. 정부 의도대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 마련의 기회가 되는 동시에, 본인의 상환 능력보다 무리하게 대출할 경우 이자 부담을 감당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억원을 4.65% 금리의 40년 만기로 빌리면 매달 230만원을 갚아야 한다.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월평균 215만원이 된다. 금리 5.05%를 적용하면 만기 40년 시 243만원, 50년 시 229만원을 매월 상환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도 여러 관측이 나온다. 기존보다 대출조건이 많이 풀린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지만 차주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관심도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도 5%대 정도인데 금리가 4%대면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기존에 소득제한 때문에 정책 상품을 이용하지 못했던 사람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자 수준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5억원을 빌리고 금리가 4% 중반대면 매월 이자가 200만원이 넘는데, 현재 시장의 금리보다는 매력이 있지만 예전 저금리 시기와 비교하면 4%대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결국 실수요자인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대출을 받는 건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수준이 최근 수준에 비해서는 메리트가 있지만 부동산 가격 자체가 향후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여론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주택을 구입할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환에서는 기존 대출이 변동금리나 혼합형인 경우 최근에 금리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요가 있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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