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혼다·도요타 제치고 연 5만대 판매 달성
GV70 1만9141대 팔리며 호실적 기록
안전성·판매가 모두 일본 고급차 더 앞서
올 하반기 GV80 쿠페 출시도 기대
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5만640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4만9621대)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제네시스가 2016년 미국 시장 진출 후 5만대 이상 판매고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종별로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이 1만9141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GV80이 1만7521대, G70 1만2649대가 각각 팔렸다. 이어 G80가 4337대 판매됐고, G90과 제네시스 첫 전기차인 GV60은 각각 1172대, 1590대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닛산자동차 인피니티는 지난해 4만6619대를 판매해 제네시스에 한참 뒤지는 성적표다. 인피니티는 전년 5만8553대 대비 20.4% 판매량이 줄었다. 혼다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도 2021년 15만7408대에서 지난해 10만2306대로 35% 판매량이 감소했다.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해 25만8704대를 팔아 전년(30만4475대) 대비 15.0% 판매량이 급감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리던 도요타는 반도체 수급난 대응에 실패하며 경쟁사인 GM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안전성·판매 단가도 日 경쟁사보다 앞서
제네시스는 그동안 유럽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좋은 실적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소비 심리 위축 등 대내외 악재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제네시스 G90·G70·GV80·GV60 등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한 데 이어 G80 전동화 모델까지 최고 등급를 받아 제네시스 전 차종이 TSP+ 등급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한국 완성차 업계의 쾌거로 한국차를 바라보는 미국 내 평가를 완전히 뒤바꿨다는 진단이다.
평균 판매 단가를 보더라도 제네시스는 고급차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미국 자동차전문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제네시스의 평균 신차 판매가격은 6만3064달러로 일본 경쟁사 차량보다 한결 비싸게 팔리고 있다. 실제 인피니티는 판매가는 6만1852달러, 아큐라 5만2966달러, 렉서스 5만6049달러 등으로 제네시스에 비해 저가(?) 차량으로 평가 받았다.
◆정의선 회장,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 전 세계 움직여
업계에서는 이처럼 제네시스가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 잡은 원동력으로 정의선 회장의 고급차 강화 전략을 꼽는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초기 기획 단계부터 모든 과정을 지휘하며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외부 인사 영입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제네시스 브랜드 고급화에 힘을 실었다. 정 회장은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현대차 고급화 전략의 선봉인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로 벤틀리 출신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송민규 제네시스 최고운영책임자 전무를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등 제네시스 사업 확대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준대형 SUV인 GV80 쿠페 차량을 출시하고, 현재 운영 중인 몽고메리 공장에 전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는 지난달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2023년까지 제네시스를 포함해 전기차 차종을 최소 17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19조4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모델을 더 늘려 미국 시장의 11%, 전 세계 시장의 7%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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