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표결 당선 매카시 미 하원의장 축출 쉬워져

기사등록 2023/01/09 09:52:00 최종수정 2023/01/09 13:58:59

WSJ 공화당 보수파에 많은 것 양보

민주당이 해임 결의 제출하면

공화당 의원 5,6명 동조로 가결

예산삭감 없는 정부 부채상한 확대

허용 않기로 약속해 민주당 반발

[워싱턴=AP/뉴시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제118차 하원의회에서 의장으로 취임 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1.0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5번의 투표 끝에 간신히 미 하원의장에 당선하는 과정에서 케빈 매카시 미 공화당 의원이 당내 우파 의원들에게 많은 것을 양보한 결과 의장직에서 축출되기가 쉬워졌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다음은 매카시 의장이 양보한 내용들이다.

◆해임결의안 제출 요건 완화

2019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은 당지도자들만 요청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전에는 일반 의원들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5년 존 뵈너 하원의장은 의원들의 해임결의안 제출 협박에 하원의장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매카시 의장은 당초 5명의 의원들의 동의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이 가능하도록 할 생각이었으나 1명 단독으로도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동의했다.

현재 미 하원은 공화당이 222석, 민주당이 212석, 공석이 1석으로 민주당 의원이 모두 동의하는 경우 공화당 의원 5,6명 만 동의하면 하원의장을 해임할 수 있게 된다.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할 지는 매카시 의장의 행보에 좌우될 것이다.

◆정부 부채 상한 축소와 예산 삭감

매카시 의장은 예산 삭감이 있어야만 정부 부채 상한을 늘리기로 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부채 상한 증액 문제는 새 의회에서 가장 큰 논란이 예상되는 쟁점이다. 보수파들은 의회가 인준한 예산임에도 집행을 위해 정부가 부채 상한을 늘리는데 반대해왔다. 보수파들은 이 문제를 대대로 실패해온 예산 삭감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 반면 민주당은 부채 상한을 위한 예산 삭감에 반대해왔다.

민주당이 예산 삭감 거부를 이유로 매카시 의장이 부채 상한 증액을 거부할 경우 의장 해임결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

한편 보수당은 국방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사회보장 예산 삭감을 주장해왔으나 민주당은 정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위원회 배분

하원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보수파 모임) 소속 의원들은 자신들이 위원회 배정에서 소외돼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특히 권한이 막강한 법사위원회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세출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도 이들이 선호하는 위원회다.

◆기타 입법 요구

매카시 의장은 텍사스주 하원의원들이 제안한 국경보안법 표결을 약속했다.

또 12개 정부 예산안을 각 위원회가 모두 검토하고 수정안을 폭넓게 제시하도록 허용했다.

이는 기존 예산 심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기존에는 12개 법안 전체를 승인하든지 아니면 전부를 부결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매카시 의장은 또 의회가 예산안을 기한 내에 승인하지 않을 경우 정부를 봉쇄하도록 한 법을 수정해 예산 삭감 법안을 통과시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보수파는 또 매카시 의장에게 법안 상정 이전 72시간의 시간 여유를 보장하도록 요구해 관철했다. 과거 의장들은 이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실제로는 시한이 임박해 법안 여러 개를 묶어 협상한 뒤 몇 시간 만에 표결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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