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오아시스마켓, 최근 코스닥 상장 예심 통과…올해 상장 전망
안준형 대표, 증시 냉각기 불구 '유일 흑자 경영'으로 IPO 추진 이끌어
KT·KT알파·이랜드리테일·케이뱅크 등과 다양한 협력통해 사업영역 확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가져갈 만한 업체로 여러 곳이 거론됐다.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으며서 어떤 이커머스 업체가 먼저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지 안갯속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오아시스마켓'(회사명 오아시스)으로 후보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2021년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추진 작업을 본격화하던 SSG닷컴(쓱닷컴)은 지난해 증시 상황 악화에 상장 계획을 미루며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먼저 국내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던 컬리는 새해 첫 주 돌연 상장 철회를 선언했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 상장 레이스를 달리는 곳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오아시스와 이커머스 11번가 두 곳뿐이다. 이 가운데 오아시스는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지 두 달여 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11번가는 지난해 9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고, 올해 9~10월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새벽배송 업계 유일한 흑자기업'으로 꼽히는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해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시작으로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KT, KT알파, 이랜드리테일, 케이뱅크 등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오아시스 IPO(기업공개)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1979년생 안준형(43) 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18년 부사장 겸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오아시스에 합류했고, 지난해 1월 대표로 선임됐다.
오아시스의 창업주인 김영준 의장은 모회사인 지어소프트를 책임지고, 안 대표는 오아시스 상장 준비부터 상장 이후까지 회사를 계속 이끌 예정이다.
오아시스는 2021년 기준 연매출 3500억원 규모의 새벽배송 전문업체다. 비슷한 사업을 전개하는 컬리(마켓컬리)·SSG닷컴보다 인지도가 낮고 매출 규모도 작지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새벽 배송 이커머스 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컬리와 SSG닷컴은 2021년 각각 1조 5614억원, 1조49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각각 2177억원, 1079억원을 내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반면 오아시스는 같은 기간 57억원의 이익을 냈다.
오아시스의 흑자 비결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물류센터 자동화, 효율적 운영 시스템인 '오아시스 루트' 구축이 꼽힌다.
물류센터 자동화는 최근 이커머스업계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낮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다. 지난해 3분기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후 8년 만에 이익을 낸 쿠팡 역시 흑자 전환 배경으로 자동화 기술과 물류 인프라를 꼽았다.
오아시스는 설립 초기부터 IT기반의 모회사 지어소프트와 협업 시너지 효과를 냈다. 지어소프트의 개발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결과 오아시스 루트를 구축하는 등 소프웨어적 물류센터 자동화를 고도화할 수 있었다.
오아시스의 자동화 시스템은 단순히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기계가 함께할 때 효율성이 높아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아시스의 회원 수는 아직 100만 명에 불과하다. 다만 재구매율은 90%에 달한다. 그런 만큼 최근에는 고객 수를 늘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타 유통업계와 손잡고 다양한 사업을 시도한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과 손잡고 온·오프라인 신선 플랫폼 브랜드 킴스오아시스를 출시했고, KT와 협업해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로 오아시스 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KT알파와 협력해 라이브쇼핑에 진출했고, 방송 판매 상품을 다음 날 새벽배송을 해준다.
또 새벽배송 서비스 범위를 현재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성남시에 제1, 제2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의왕 풀필먼트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어 울산 울주군에 물류센터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 충북권, 경상권에 물류센터 입지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온라인 장보기의 범위를 넓혀 당일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브이마트’ 플랫폼을 올 상반기 안에 열 예정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10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증시 상황 속 상장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회사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IPO는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라며 "오히려 시장이 안 좋을 때 상장하는 게 거품 없이 우리의 가치를 제 값에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라 본다"고 말했다.
상장으로 유치한 투자금은 오아시스의 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다.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흑자의 기반이 되는 IT 물류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오아시스마켓의 최대주주는 지분 55.17%를 보유한 지어소프트이고, 2대 주주는 한국투자파트너스(지분율 13.32%), 3대 주주는 유니슨캐피탈(11.76%)이다. 이랜드리테일이 지난해 6월 지분 3%를 330억원에 인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이다.
앞으로 안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상장 예심을 승인받은 오아시스는 승인 효력이 6개월인 만큼 이 기간 안에 제반 사항을 준비한 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수요 예측, 공모가 확정, 청약 등 공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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