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소비자 반발 거세지자 슬그머니 할인 중단

기사등록 2023/01/06 10:25:16

지난해 12월 최대 21% 할인 단행한 폭스바겐

한 달만에 1월 프로모션 대폭 축소

보상 요구 빗발치자 부담 느껴 '할인 중단'

[서울=뉴시스] 폭스바겐 티구안.(사진=폭스바겐코리아) 2022.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폭스바겐코리아 딜러사의 올해 1월 할인 프로모션이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큰 폭 축소됐다. 지난해 할인 프로모션 이전 에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 요구가 빗발치자 여론에 부담을 느낀 폭스바겐이 슬며시 할인을 중단한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딜러사들은 최근 주력 준중형 SUV 티구안을 3.5% 할인 판매하고 있다. 중형 세단 아테온은 10% 수준으로 할인 중이며, 준중형 세단 제타는 사실상 할인 없이 정상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할인 폭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주요 차종을 큰 폭 할인 판매했다. SUV 티구안은 19%, 세단 제타는 18%, 중형 세단 아테온은 19%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일부 영업점은 추가 할인까지 해줘 최대 20~21%까지 할인 폭이 컸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은 4790만원으로 20% 할인 받을 경우 3832만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이는 정상 출고가보다 958만원 저렴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폭스바겐 딜러사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여론에 부담을 느껴 할인 프로모션을 축소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12월 이전에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딜러사가 연말 대규모 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차량을 판매해 수 백 만원 이상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피해자 모임은 지난달 폭스바겐코리아와 딜러사(클라쎄오토, 아우토플라츠, 마이스터모터스 등)에 피해 보상 마련 협의 참석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달까지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으로 활기를 띠던 딜러사들은 이달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폭스바겐에 정통한 한 딜러는 "통상 지난해 12월 할인 프로모션 반응이 좋을 경우 이듬해 1월까지 할인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지난해 말 티구안이 할인 프로모션으로 많이 팔리며 할인 행사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가 있었는데 여론이 너무 나빠 할인을 이어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할인 행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프로모션 이전 티구안 올스페이스 차량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구입 당시 딜러에게 연말 할인 프로모션 여부에 대해 문의했지만 할인 계획이 없다고 해서 차량을 정상가로 구입했다"며 "하지만 이후 큰 폭의 할인 판매가 이어졌고, 비슷한 피해를 입은 수 백명이 연합해 폭스바겐과 딜러사에 보상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피해자 모임에 정식으로 회신을 준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본사는 프로모션 축소에 대해 딜러사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딜러사는 독립된 사업체"라며 "개별 프로모션에 본사가 개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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