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보전 2300억원' 김만배 옥죄는 검찰…진술 바뀔까

기사등록 2023/01/04 15:43:05 최종수정 2023/01/04 15:44:37

檢, 김만배 2300억원 추징보전 청구

"생명줄"이라던 개발 수익 확보 나서

'李 측 지분 행방' 열쇠 진 김씨 압박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6.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정유선 기자 =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2300억원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동결 조치에 나섰다. 검찰이 김씨의 '생명줄'이라던 수익금 확보에 성과를 내면서, 대장동 수익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이 있었는지 여부를 잘 아는 김씨를 옥죄고 있다는 평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까지 김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중 1000억원 가량을 동결 조치했다.

지난달 법원이 김씨 등이 실명 및 차명으로 소유한 800억원대의 토지와 건물, 부동산, 예금반환채권 등을 동결한 데 이어, 검찰이 김씨의 측근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148억원의 실물 수표 등을 확보한 것이다.

법원이 인용한 김씨 등의 추징보전 인용액은 4446억원 규모다. 추징보전이란 피고인이 범죄 행위로 얻은 재산을 수사·재판 도중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법원이 확정판결까지 묶어두는 조치다.

검찰은 4446억원 중 절반이 넘는 2300억원을 김씨가 벌어들인 수익으로 보고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김씨의 자금 은닉을 도운 혐의로 최우향(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화천대유 이사와 이한성 공동대표를 구속기소하면서 이들이 총 275억원의 은닉을 도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중 148억원은 검찰이 실물 수표로 확보했다.

사건 관련자들은 이 돈을 김씨의 '마지막 생명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진술 등을 토대로 김씨가 자금 은닉에 사활을 걸었다고 본다. 은닉했던 자금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김씨도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남 변호사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출소 후 태도를 바꿔 검찰 조사 및 재판에서 대장동 사업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반해 김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며 이 대표 측 지분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김씨 지분 중 성남시 몫이 있었다며 "이 시장 측 몫"이라고 강조하는 진술을 했다. 이 돈을 이 시장의 대선 이후 노후자금이라고 들었다고도 했다. 이 시장 측 지분의 존재를 부인하는 김씨 측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만약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김씨를 옥죄는 검찰 수사는 그의 태도를 바꿀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현재는 경기 수원시 소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건강 상태가 다소 호전됐다고 확인해 조만간 출석 조사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씨 측 변호인과 출석 조사 일정 등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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