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택시기사·동거녀 살해' 이기영에 '강도살인 혐의' 적용검토…4일 검찰 송치

기사등록 2023/01/02 17:28:41 최종수정 2023/01/02 17:33:27

검찰 송치 과정서 현재 모습 공개 전망

사이코패스 검사 및 국과수 DNA 대조는 시일 걸릴 예정

[서울=뉴시스] 경기북부경찰청은 29일 택시기사를 살해해 시신을 옷장에 숨기고 전 여자친구도 살해해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의 신상을 공개했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22.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뉴시스] 김도희 기자 = 택시기사를 살해해 시신을 옷장에 숨기고 전 여자친구도 살해해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에 대해 경찰이 두 사건 모두 강도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2일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께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해 택시와 사고를 낸 뒤 합의금 및 수리비를 주겠다며 택시기사를 집으로 데려와 살해했다.

경찰은 이씨가 당시 합의금이나 수리비를 줄 수 있는 경제력을 갖고 있지 않았고, 이전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점 등을 미뤄 돈을 빼앗기 위한 계획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범행 후 택시기사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대출을 받고 곧바로 사용한 점도 계획 범죄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씨는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범행 전후의 상황을 비춰 강도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살인죄는 최하 징역 5년의 처벌을 받을 수 있으나 강도살인죄는 최하 형량이 무기징역이다.

경찰은 이씨를 오는 4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으로 송치과정에서 현재 얼굴이 공개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신상공개 당시 사용된 이씨의 운전면허증은 2022년 4월에 발급받은 것이나 흉악범의 실물과 사진이 다르다는 논란이 지속돼 왔다.

신상공개 이후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택시기사에 대한 범행 전 함께 살았던 전 여자친구 A씨를 살해 유기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며 이씨가 최근 1년간 연락한 주변인 380명 중 364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상태다.

나머지 16명은 별정통신사 등을 이용해 확인이 늦어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파악된 주변인에 대한 추가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파주=뉴시스] 송주현 기자 =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아파트 옷장에 시신을 숨긴 3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도 살해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하면서 경기 파주시 공릉천 주변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경찰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2022.12.27 atia@newsis.com
경찰은 추가 범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씨가 일상생활을 하며 다녀왔던 지역 등을 계속 확인 중이다.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이 진행됐다.

청소년기 이력 등도 살펴봐야 해 최종적인 결과는 검찰 송치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집 곳곳에서 발견된 혈흔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이 진행 중이지만 A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A씨의 DNA와 대조할 가족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혈흔을 통한 정확한 신원 확인은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 여자친구 시신 수색은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대조할 시신이 없기 때문에 피의자, 현 여자친구, 택시기사 등 파악이 가능한 혈흔을 제외하고 일치하는 혈흔이 다수 나오면 이를 전 여자친구의 혈흔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께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해 택시와 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를 많이 주겠다"며 택시기사를 파주시 아파트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다.

또 지난해 8월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택시기사 명의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수천만원의 대출까지 받는 등 대출금과 결제 내역을 합하면 편취한 금액이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등을 받아 600만원 상당의 커플링을 구매해 현 여자친구와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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