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세르비아계 도시 소요사태 지속되자
세르비아 정부 군에 최고경계태세 발령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의 소국 코소보의 인종갈등이 무력 충돌 위기로 치닫고 있다. 코소보 북부 미트로비차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28일(현지시간)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데 이어 세르비아가 군에 최고경계태세를 발령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최근 몇 주 동안 긴장이 고조돼 왔다. 세르비아 국방장관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 코소보 정부가 세르비아 주민들을 공격하고 바리케이드를 강제로 철거하려한다고 말했으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군과 경찰에 최고 경계령을 내렸다.
코소보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평화유지군에게 바리케이드 제거를 요청한데 이어 정부가 바리케이드를 제거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소보와 세르비아 모두 유럽연합(EU) 가입을 신청한 상태로 두 나라는 가입 과정의 일환으로 관계를 개선하는데 동의했지만 양국 관계 개선은 전혀 진전되지 못해왔다.
미 CNN은 이날 코소보의 민족 갈등의 배경을 소개했다.
코소보는 10년 가까이 세르비아 정부의 압제에 저항한 끝에 2008년에 독립한 나라다. 인구가 180만 명 정도인 소국으로 전 인구의 90% 이상이 알바니아인이며 세르비아인은 5%에 불과하다. 또 이슬람교도가 96%를 차지하며 세르비아 정교회교도가 3.5%를 차지한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대부분 북부 도시들에 모여 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 영토로 간주하면서 갈등을 촉발해왔다. 세르비아 정부는 코소보 정부가 소수민족 세르비아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코소보 정부와 국가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며 코소보 발전회사에 전기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자신들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자주 공격해왔다.
새롭게 긴장이 고조된 것은 지난 10일 현직 경찰관을 공격한 혐의를 받는 세르비아계 전직 경찰이 체포된데 항의해 세르비아 주민들이 여러 지역의 도로를 차단하고 총격전을 벌이면서다.
이 지역 갈등은 자동차 번호판 교체 문제를 둘러싸고 몇 달 째 이어져 왔다. 이 지역 세르비아계 주민 5만여 명은 세르비아 정부가 발급한 자동차 번호판을 사용해왔으며 코소보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이 지역에 대한 정부의 통치권 확립의 일환으로 번호판 교체를 추진해왔다.
지난 7월31일 코소보 정부가 2개월 안에 번호판을 교체하도록 시한을 정하자 시위가 벌어지면서 번호판 교체 시한이 내년으로 늦춰졌다. 그러나 북부 세르비아계 도시의 시장들과 지역 판사, 경찰관 600여명 등이 항의하면서 사임했다.
코소보 내 세르비아 주민들은 자치권 확대를 위해 세르비아 주민이 다수인 도시들끼리 연합 결성을 추진해왔다. 또 세르비아와 코소보 정부는 세르비아계 주민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갈등해왔다.
나토는 코소보에 평화유지군 3700명을 파견하고 있다. 나토는 필요할 경우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설치된 EU법치단(EULEX)도 현지에 200여 명의 특별 경찰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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